오늘도 해가 뜬다
정동진해돋이&경포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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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해변의 일출
오늘도해가떴다.
어제도 그제도 해는떴는데 왜 우리는 해돋이에 특별함을 느끼는 것일까.
쉼없이 차오르고 부서진 파도의 수 만큼 해가 뜨고졌다. .
생명은 태어나고 죽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위안을 주는가.
오늘도 강릉의 새벽은 새로운 태양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23시 25분,
어둡고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청량리에서 출발한 열차는 캄캄한 새벽 정동진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모두 함께 온 일행인듯 같은 장소로 발길을 옮겼다.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기차역이 가장 가까운 정동진역에,
그것도 이시간에 온 이유는 대부분 해돋이 때문이다.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정동진은 해돋이의 대명사가 되었다.
여름이지만 새벽에는 꽤 쌀쌀하다.
검은 어둠 속으로 하얀 입김이 번져나간다.
하늘과 바다는 검은색으로 섞여 구분할 수 없다. 아직 수평선은 보이지 않는다.
구름에 갇혀 동그란해를 볼 수 없는건 아닐까 괜한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밤하늘의 별들이 총총 우리를 반기니 맑고 투명한 아침을 기대해본다.
4시 반에 기차에서 내려 한 시간 정도 기다렸을까.
바다 깊숙히 잠겨 있던 태양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새카맣던 공기가 파래지더니 수평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흩어져있던 사람들이 바다가까이로 모여든다.
한발짝이라도 태양에 더가까이 다가가고자 파도치는 바위위로 올라간다.
바다가 어서 태양을 뱉어내길 기다린다.
경포해변의 새벽도 정동진못지 않게 분주하다.
이곳은 전날부터 잠을 자지 않고 여름밤을 즐긴 젊음들로 가득하다.
해가 떠오르자 바다로 뛰어들며 소리를 지른다.
경포해변의 일출은 바다와하늘, 태양 그리고 소나무숲도 함께 어우러진다.
바다에 잠겨 있던 태양이 솟아 오르는 것은 짧은 찰나의 상황이다.
수평선이 가르던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새빨간 태양으로 붉게 뒤섞이더니 머리를 내민다.
그러더니 퐁솟아나왔다.
바다와 하늘을 휘저었던 붉은번짐은 온데간데없이 깨끗하게 해만 솟았다.
수평선은 평평하지 않다.
톱날 같은 파도는 찢어진 종이처럼 거칠게 하늘과 바다를 나눈다.
그 위로 약간의 구름과 함께 해는 계속해서 위로 떠오른다.
벌겋던해는 곧투명해졌다.
색을 잃은 해곁에 사람들은 더이상 머물지 않는다.
오늘도 오늘의 태양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