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여행기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풍경사진 1

허균과 허난설헌의 문학정신을 기리며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풍경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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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허난설헌 기념관

  • 위치 : 강원도강릉시난설헌로193번길 1-29
  • 이용시간 : 0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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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은 울창하고 푸른 숲과 꽃, 고즈넉한 한옥의 따뜻한 분위기를 가졌다.
기념공원이 위치한 초당은 허균허난설헌 남매의 아버지인 허엽의 호에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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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와 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날이면 더욱 아름다운 생가터는
허난설헌과 허균이 가장 행복했을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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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터는 솟을대문을 들어서자 너른마당이 펼쳐지고
안채와 사랑채를 가르는 두개의 대문이 나온다.
안채에는 허난설헌의 영정이 모셔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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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랑채에는 허난설헌의 동생이자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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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許蘭雪軒)의 본명은 허초희로 난설헌은 스스로 지은호이다.
8세때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지어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으며
이후에도 수많은 주옥같은 시들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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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삶은 시집가게 되는 15세 전과 후로 나뉜다.
조선시대에는 양반가에서도 여식에게 글을 가르치길 꺼려했다.
하지만 당대 훌륭한 문장가로 알려진 허난설헌의 아버지 허엽은 가르치지 않아도 지식을
습득하는 천재적인 딸의 재능을 인정하여 칭찬하고 교육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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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둘째오빠 허봉은 허난설헌에게 큰힘이되었다.
그는 막내허균과함께 시인이달에게 글을 배울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시집간후에도 책과 문방구를 보내며 훌륭한 재능을 응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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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선시대 여자는 그러면 안 됐다.
글을 배우다니, 시를 짓다니, 남편보다 똑똑하다니.
그런데 허난설헌이 그랬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했나.
천재성이 어떻게 숨겨질 수 있을까. 그래서 15세에 시집간 후 불행은 시작됐다.
하지만 이모든 슬픔또한 허난설헌은 시를 통해 예술로 승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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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대한 의욕을 상실하게된 허난설헌은 세가지 한을 말한다.
'첫째는 넓고넓은 세상중 조선에 태어난것, 둘째는 여자로 태어난것,
셋째는 하필이면 김성립의 아내가된것'이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면서 글을쓰며 본인처럼 불행해지는 여인들이 없도록
자신의 시들을 모두 불태워 없애라하였다.
허난설헌은 27세의 젊디젊은 나이로 생을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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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에 의해 어마어마한 양의 허난설헌의 시들은 불타버렸지만
동생 허균에 의해 그녀의 존재는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누나 못지 않게 천재였던 허균은 자신이 암기하고 있던 누나의
시들과 집안에 남겨져 있던 것들을 모아 '난설헌집'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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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의 삶도 평탄치 못했다.
허균은 그의 유명한 저서 '홍길동전'에서 보여주듯 뛰어난 능력을 가졌음에도
신분제로 인한 사회적 제약으로 세상에 나가 뜻을 펼치지 못하는 등
모순적이고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며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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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리학에만 중점을 두는 다른 학자들과 달리 불교, 도교, 천주교등
다른종교들에도 관심을 두며 넓은 사상속에 자유로운 사고를 하였다.
그런 그는 양반들의 눈엣가시였고 기피인물로 낙인찍혀 결국 역모죄로 처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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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의 삶을알고나니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솔숲으로
마냥 평화로워 보였던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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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인정받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위로해야할까.
행복한삶을 살다간 예술가들이 흔치는 않겠지만 비슷한
삶이 도처에 있다고한들 그 아픔이 희석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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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허난설헌기념관에서는 허난설헌, 허균 남매의 예술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두 남매 외에도 가족들이 모두 뛰어난 문장가였기에 '허씨 5문장' 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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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씨 5문장은 아버지 허엽을 비롯하여 허성과허봉, 허초희, 허균남매를가리킨다.
허봉의 중국기행문인 '하곡조천기', 허난설헌의 '난설헌집', '석란유분'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허균의 '홍길동전'은 만화책과 동화책등 다양하게 편찬되었던 것들이 전시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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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공원의 한쪽은 허씨5문장의 시로 시비공원이 만들어져있다.
울창한 소나무의 아름다운 풍경과 당대 최고문인들의
시가 어우러져 공원의 운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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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차 체험관에서는 한 잔에 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요한 한옥 안에서 전통차를 즐길 수 있다.
도심의 시멘트로 지어진 건물 안에서 좌식의자에 앉아 마시던
커피와 다른 느긋함과 잔잔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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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문장가들의 집터라서일까.
글을 쓰는것에 취미가 없음에도 무언가 글적이고 싶어진다.
허난설헌과 허균을 아프게했던 사회의 부조리가 지금은 얼마나 해결이 되었는지 생각해보며 씁쓸한 차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