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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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소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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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

  • 위치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소금강길 500
  • 문의 : 033-661-4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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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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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이 기이한 암석과 그 사이로 쏟아지는 시원한 폭포,
소와 담이 어우러진 산길을 걸으며 번잡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잠시 휴식을 취해보자.

작은 금강산이 우리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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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은 오대산 국립공원의 일부로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소금강의 옛 이름은 청학산(靑鶴山)이었다.

하지만 강릉이 낳은 대학자 율곡이이가 유청학산기(游靑鶴山記)에서 금강산의 일부를 축소시켜 놓은 것 같다고 한 이후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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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청학산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었으나 율곡이이로 인해 많은 선비들이 이곳 소금강을 찾으며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고 한다.

한가하던 어느 시골이 베스트셀러에 나온 후 관광객들이 북적이게 되듯 그때의 사람들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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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예부터 수려한 산세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었던 이 산은 1970년 명승 제1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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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이 작은 금강산으로 불리는 것은 금강산에 견줄만큼 소금강 곳곳의 모습이 금강산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소금강의 연화담, 구룡폭포, 귀면암의 모습이 금강산의 연주담, 구룡폭포, 귀면암 등을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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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전설 속의 산이 되어버린 듯한 금강산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소금강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놀라움보다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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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시작은 무릉계부터이다. 과거 아주 옛날 이곳에는 무릉도원처럼 이곳에 많은 복숭아나무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한그루의 복숭아나무도 없지만 마치 무릉도원처럼 많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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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에서부터 흘러내려온 차가운 계곡물은 그 자체로 자연의 선물이다.

온몸을 적시며 물장구 치는 아이들도, 발만 담근 채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읽거나 넋을 놓고 풍경을 감상하는 어른들도 모두 평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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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계를 지나 만나게 되는 첫 번째 경관은 십자소이다.

열'十(십)'자 모양으로 갈라진 절벽에 사방에서 물이 흘러들어 소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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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 산행 중에는 꽤 많은 다람쥐들이 인사를 한다.

사람이 무섭지도 않은지 가방을 뒤져 먹을 것을 찾기도 하고 사람을 빤히 구경하는 모습이 동네에서 자주 보던 강아지처럼 친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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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며 출렁이는 물의 모습이 마치 연꽃과 같다는 연화담에는 7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연꽃을 생각하며 가만히 자세히 바라보고 있자니 그 모습이 투영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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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직접적인 모습에 마음을 움직이는 감상이 더해져 만들어진 연꽃의 모습이기에 얼마나 닮았나를 떠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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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사는 소금강 내 유일한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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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사 앞에는 거대한 바위가 하나 있는데 小金剛(소금강)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율곡이 써놓았다고 전해지지만 근거는 없다.

새겨진 상태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아 누가 보아도 율곡의 작품으로는 믿기 어려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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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암은 신라의 마의태자가 군사들을 훈련시키며 함께 식사를 했던 곳이라 그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하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널찍하고 판판한 바위에 지나는 탐방객들은 누구나 편히 쉬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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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이이도 이곳에서 쉬어갔다. 그리고 아쉽게도 비가 오고 날이 궂어져 더이상 산행은 무리라 판단하여 이곳 식당암을 마지막으로 하산하였다.

조금만 더 오르면 소금강 최고의 경관인 구룡폭포와 만물상을 만날 수 있었을텐데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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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정도 느긋하게 오르다보면 시원한 물줄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구룡폭포다. 아홉 개의 폭포와 소가 이어져서 구룡폭포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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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개의 물줄기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가장 마지막 줄기인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폭포 뿐이다.

그래도 저 높은 곳에서 쉴새 없이 거칠게 떨어져 내리는 시원한 물줄기는 가슴 속까지 상쾌하게 해주니 이것으로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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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더 올라가면 진기한 바위를 마주하게 된다.

금강산의 만물상과 닮았다고 하여 만물상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에서 특히 귀면암이라는 바위는 귀신 같은 얼굴의 모양을 하여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이한 암석들 중에서도 유독 크고 더욱 기이한 얼굴이 푸른 금강송 사이에서 매서운 표정으로 솟아 소금강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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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 입구의 향토음식점도 소금강을 거닐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강원도 음식 특유의 정갈함과 소박함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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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을 떠올리지 않아도 소금강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율곡이이가 발견하기 전에도 이미 아름다웠다.
그래도 그의 글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 멋진 산을 곁에 두고도 찾지 않았을 수 있으니
이름이 아쉬우면서도 탐방객의 입장에서는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