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의 내용
우리 주변에 많은 축제들이 있다. 그런 축제들은 대부분 전야제-개막식-공연-폐막식의 순서로 진행된다. 강릉단오제는 그렇지 않다. 전야제도 개막식도 폐막식도 없다. 그러나 강릉단오제에도 그런 형식은 있다. 있지만 그렇게 부르지는 않는다. 새롭게 만든 순서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옛날부터 해 왔던 전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음력 4월 5일 강릉시장으로부터 쌀과 누룩을 받아 칠사당에서 단오술을 빚는다. 음력 4월 15일 대관령 국사성황사에 가서 단오신인 국사성황신을 모셔온다. 그 진행 순서는 먼저 대관령산신제를 올리고, 이어 국사성황제를 지내고 대관령을 내려와 구산서낭당과 학산서낭당에 들렀다가 시내 홍제동 국사여성황사에 모셔진다. 음력 5월 2일(2007년까지는 음력 5월 3일이었음) 국사여성황사에서 영신제를 지내고 영신행차를 이루어 단오장에 부부신을 모심으로써 본격적으로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음력 5월 3일부터 5월 7일까지 아침마다 강릉지역사회와 국가의 안녕을 바라는 제사를 올리고, 같은 의미의 단오굿이 종일 베풀어진다. 그리고 놀이마당에서는 신나는 놀이가 날마다 펼쳐지고, 체험관에서는 단오 민속과 풍속을 체험할 수 있다.
음력 5월 7일 저녁 송신제 라는 단오의 마지막 제사를 지내고, 어둠이 찾아오면 신목과 단오제당을 장식했던 종이로 만든 꽃, 배, 용 등을 태우며, 단오신을 원래의 장소로 보내는 것으로서 강릉단오제는 막을 내리는 것이다.
또, 강릉단오제에는 강릉농악, 강릉지역의 농업민요인 학산오독떼기와 같은 강릉지역의 무형문화재를 모두 선보인다. 그리고 씨름, 그네, 창포물에 머리감기 등의 단오민속놀이 마당이 다양하고 흥미롭게 펼쳐진다. 강릉단오제의 내용은 한 마디로 제사, 굿, 관노가면극 그리고 다양한 놀이와 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강릉단오를 보러 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단오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땀 흘리는 모습, 그것을 바라보는 염려와 기대를 가진 시민들의 모습들이 어울려 강릉단오제를 시작하는 것이다.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면 전국의 어머니들이 단오제단에 찾아와 기원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어머니들은 아주 소박한 소망을 드린다. 억만장자가 되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인물이 되게 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자식과 이웃이 서로 어울려 인간답게 잘 살게 해달라는 소망을 말이다. 그리고 영동지역의 각 직장에서는 단오 전에 밀린 임금이나 공사대금을 꼭 지급하여 각 가정에서 어른들 용돈이나 단오 준비에 쓸 수 있도록 배려한다.
난장에서 가족들을 위하여 한 해 동안 별러왔던 물건을 구입하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도 다양한 아름다움이다. 강릉지역 학교와 학원들이 단오기간 돌아가며 단오학습의 날을 운영하면서 단오문화관이나 체험관을 비롯한 행사장 곳곳에는 단오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