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여행기

풍경 속으로 들어가다

대관령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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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옛길 반정에서 바라보는 풍경

강릉 바우길 2구간의 대관령옛길 2코스(10.7km, 3-4시간 소요)
대관령하행휴게소 - (2.2km) – 풍해조림지 - (0.3km) – 국사성황당 – (1.9km)
– 반정 – (3.2km) – 옛주막터 – (1.5km) – 우주막화장실 – (2.6km) –코스 갈림길 – (1.7km) – 대관령박물관

신사임당이 어머니를 떠나며 눈물 흘렸던 길,
율곡이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힘겹게 넘었던 길,
선질꾼들의 애환이 담긴 길,
길고 험해서 대굴대굴 굴렀다는 대관령.

이제는 옛길이된 이길을 우리는 괴로움이 아닌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기쁨으로 걷는다.
가을을 머금은 대관령옛길을 다녀왔다

대관령은 큰 고개라는 뜻으로 대굴대굴 굴르게 되는
험준한 산이라고 하여 대굴령이라고도 불렸다.
강릉에서 서울로 가려면 반드시 대관령을 지나야 했다.
아흔아홉 굽이를 건너며 선조들은 많이도 울었다.
강릉으로 부임해 온 부사는 올 때 힘들어서
돌아갈 때 아쉬워서 두 번 울었다고 한다

과거를 치기위해 꿈을안고 대관령을 넘었던
선비들은 낙방하게되면 이힘든길을 울며 되돌아왔다.
또한 영동과 영서지방을 오가며 해산물과
토산물을 옮겨 팔았던 선질꾼들의 땀이스민 길이다.

지금은 더이상 대관령을 걸어 넘으며 서울과 강릉을 오가지 않는다.
도로와 터널이 생기며 대관령을 서럽고 서글픈 땀과 눈물로 적시는 일은 없어졌다.
이제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 대관령을 찾는다

대관령옛길은 강릉 바우길 2구간 코스이다.
대관령휴게소(횡계)에서 출발해 반정을 지나 대관령박물관으로 내려가며 10.7km를 내려가며 걷는다.
반대로 가면 올라가는 길인데 이렇게 가는 것이 아무래도 편해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출발지인 대관령휴게소에서 길을 잘 들어서야 한다.
대관령옛길과 양떼목장으로 길이 나뉜다.
물론 양떼목장은 유료입장이니 실수로 들어갈 수는 없다

가까이부터 저 멀리 선자령까지 풍력발전기가
선선한 바람에 느긋하게 움직이며 한결같이 등산객들을 맞는다.
바람개비처럼 귀여운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철망을 사이에 두고 양떼목장을 지난다.
멀리 보이는 아주 조그마한 하얀양들과 푸른초원의 풍경이 아름답다

옛길 곳곳에 김홍도, 율곡이이, 김시습 등의 시와 그림들이 비석으로 놓여있다.
대관령을 걸어 넘었던 선조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본다

또한 올봄 이곳에는 영웅의 숲이 조성되었다.
500그루의 주목을 심어 동계올림픽영웅들을 기억하고 꿈나무들을 응원한다.
사철푸른초록빛소나무숲길은 등산객들에게도 힘을준다.
상쾌한 공기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조용한 나무들 사이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국사성황당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강릉 단오제의 주신인 국사성황신과
대관령산신인 김유신 장군을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단옷날이 아니라도 기운이 강한것으로 알려져
전국각지에서 찾아온 무속인들로 거의
1년내내 굿판이 벌어진다고 한다

국사성황당을 지나 임도로 조금 걸으면 왼쪽에 산길로 향하는 화살표가 나온다.
가을로 물든 오솔길로 들어선다.

요동치며 흩날리는 도심의 낙엽과 달리
숲속의 낙엽은 소리 없이 떨어져 사뿐히 쌓인다.
낙엽이 소복하게 쌓인 산길은 걸어도 힘이 들지 않는다.

선선한 가을공기에 땀도 나지않는다.
가을이 반가운 다람쥐들의 바쁜 움직임만
이고요한 숲을 잔잔히 울린다.

길의 절반인 '반정'에 도착했다.
대관령옛길이라는 글귀가 쓰인 커다란 바위가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모두가 쉬어가는 곳이다.
신사임당도 율곡도 김홍도도 정철도 모두 쉬었다 갔을 것이다.

옛길이 되기 전인 조선시대 대관령의 아흔 아홉 굽이가 김홍도의 그림으로 남아 이곳 반정에 세워져 있다.
울고 넘었던 대관령의 슬픔이 전해지는 신사임당이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로 쓴 시도 돌에 새겨져있다.
강릉시내에서 503번 버스를 이용하여 반정에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주말에만 운행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미리 잘 알아보도록 하자.

쉴곳이많다.
조금만 가면 나무사이로 벤치가 나오고, 또 조금만 가면 테이블까지 마련된 쉼터가 나온다.
날씨까지 선선하니 거친숨소리와 땀방울은 바우길 2구간대관령옛길의 가을에서는 느끼기 어렵다.
즐겁고편하게오색찬란한가을을즐긴다.

반정에서 3km정도 떨어진곳에 옛주막터가 있다. 물론주모는없다.
옛주막을 복원 해놓은것뿐이라고 하지만 시원한 국밥과막걸리, 뜨끈한 부침한점이 절로 생각난다.
주모없는 주막에 다람쥐만이 앉아 맛있게 식사를 하고있다.

맑게 흘러내리는 계곡물과 함께 조금 더 내려가니 우주선화장실이 나온다.
대관령옛길의 아름다움에 반한 우주인들이 우주선을 착륙시켰다는 상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내부에들어가면 SF영화에서나 들어보았던 웅장한 우주음향이 울려퍼진다.
예상에도 없던 화장실이 너무 인상적이다.

그리고 종착지인 대관령박물관까지는 임도로 이어진다.
갈림길에 '대관령 치유의 숲'이 있으니 체력이 남거나
소나무 숲에서 조금 더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들렀다 가자.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니 능선 위의 조그마한 풍력발전기가 여전히 느리게 돌아가고 있다.
대관령휴게소에서는 꽤 컸는데 왠지 믿지기 않는다. 너무 멀게 느껴진다.

10km가 넘는 길이었지만 내려오는 길이었기에 편안히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던 산행이었다.
과거 슬픔과 고난의 길이 이제는 눈물 대신 웃음을 주는 치유의 길이 되어 우리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