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전설
작성일 2017.03.09,
조회수 1536
제목 | 현명한 며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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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옛날에 가난하지만 효성이 지극한 부부와 눈이 먼 어머님이 살고 있었거든 너무나 가난해서 하루 한끼를 먹을 정도밖에 안되었지.
효성 깊은 아들 내외는 어머님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서 둘은 끼니를 못때워도 꼭 어머님만은 밥을 지어 올렸대. 그러던 어느날에 아들은 멀리 길을 떠나게 되었어. 아마 과거 시험을 보러 간 긴지 그래. 그때도 가난한 양반은 많았으니까. 길을 떠나면서 아내에게 꼭 부탁하기를 어머님을 잘 모시라는 거였어. 남편이 길을 떠나고 보니 아내 혼자 벌이를 해야 했는데 그때는 뭐이가 있나. 하루 벌어먹는 식이지 뭐.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보니 어느 저녁끼니가 똑 떨어졌네. 옛날에 한 사람이 살림이 좋고 부자요 외아들이라. 근데 며느리를 세계에 없는 효부 열녀를 봐야겠는데 어떤 사람이 그러는지 알 도리가 있어야지. 하는데 이 사람은 작전을 잘 스는기라. 며느리를 떡봐가지고는 한 삼일 지낸 후에 살림을 내는기야. 갑작스럽게. 그러지만 살림을 내는데는 아무 것도 없어. 숟가락 두개. 밥그릇 두 개. 쪼그마한 솥 하나. 쌀도 을매. 쌀도 아니고 벼를 한 섬 주거든. 주는데는 가을 철에 결혼해 가지고 겨울인데 고거만 줘 보낸거야. 내보내고 "어느 논 어느 밭 내년에 부쳐라." 오막살이 쪼그만한 집에다가 살림을 떡냈단 말야. 자, 이 신부가 벼 한섬을 가지고 나가 떡 생각해보니 둘이서 아무리 안먹는다 하드래도 벼 한섬을 가지고 겨우내 먹고 농사질 도리 없잖우. 이 눔을 그저 만날 죽 써먹고 그래도 모자르는기라. 그래서 양식이 떨어졌다하믄 "이리오너라. 이혼시키게. 넌 살림 못하니 가거라." 이렇게 하기를 한 두 서너번 했단 말야. 그게 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졌거든. 아무개는 며느리를 봐서 그런 식으로 해서 며느리를 못한다. 소문나가지고. 그래 그 다음에는 누가 딸을 줄라 해야지. 아무리 그 집이 살림이 좋고 양반집이지만은 그런 소문이 나놓으니 "에이 그 집에 딸을 줘봐야 또 쫒겨갈거라고" 뭐이 당체 딸줄라고 안해. 아 이거 어떡할 수 있나. 그 다음에 사방가 물어도 안줘. 할 수 없이 그 다음엔 자기만 지체 못하고 나쁜 사람이지만 딸이 있는데 그 인근에 있거든. 하도 못해 거 가서 그 집에 가서 얻어봐야겠다. 급해 놓으니 거기다 중매를 보냈더니 그 집 처녀 아버지되는 사람이. 아 제기 살림좋고 지체 좋고 신랑 잘나고 좋은데 자 그런 결점이 있는데 이거 원 딸을 준다고도 못하고 줬으면 좋겠는데 이거 줄수도 없고 에, 그럼 가만히 있으라고 "당자 말을 들어보고 내가 허락하겠노라." 들어가서 자기 딸을 보고 "너도 잘 알지만 소문났지만 그 아무개 집에서 중매가 들어왔는데 너 어떻게 하겠느냐?" "아버지 걱정마로 쫒겨오드래도 내가 쫒겨올테니 승낙하시오. 내가 그 집에 시집가겠소." "그래 니 정 그렇다면 정혼하자." 청혼을 해가지고 잔치를 지내는데 꼭 가을철에 겨울철에 잔치를 지냈단 말이야. 지내고 똑 그 식으로 벼 한섬에다가 밥그릇 두 개, 숟가락 두개 내놔 가지고 나가서 농사지어라. 그래 나가 가지고 기 이튿날 자고 남자를 불러 가지고 "여보" "왜 그러냐?" "가서 멍석 좀 얻어오시오" "멍석 뭐할라고?" "아 저 벼를 말려 쪄야 밥을 해 먹을 게 아니오" "하 이 사람 큰일났군. 그전에 온 마누라들은 들어 앉아 방맹이 찧어서 한 숟가락씩 쌀을 맨들어 가지고 죽을 써먹다가 모자라 쬐겨 갔는데 이걸 말려 방아로 찌놓으면 단 며칠도 못먹고 쪼껴 갈텐데 어떡할라구" "내야 하루살다 쪼껴 가두 밥이나 실컷 먹고 쪼껴 가야지 그깟 뭐한다고" "어여가 내 시킨대로 하라구. 가 멍석 가져오우" "그래 그럼 내 멍석 얻어오지" 멍석을 가져오니 푹 쏟아서 널어서 말려가지고 방아찌러 갔어. 둘이서 방아를 찌어서 쌀을 다 해가지고 그저 쌀만 며칠 먹을 거 내놓고 짊어지고 가 장에 팔라고 해. "아, 이것보게. 아. 이거 장에 가 팔믄 어떡하냐" "내 하라는 대로 하시라고" "이걸 가 팔아가지고 당신 점심 요기할 돈만 냄겨 점심 요기만 하고는 몽땅 목화를 사 짊어지고 오시오" 그래거든. "그래 그럼 시키는 대로 하지" 이눔이 쌀을 가지고 가 팔아가지고 목화를 사가지고 들어온다고. 이눔의 마누라가 물레를 놓고 목화를 틀어가지고. 아 무명을 뽑아가지고 무명짠단 마리야. 그럼 그 쌀 먹을 동안에 이눔이 다 되거든. "이걸 팔아가지고 쌀 한 말 사고 당신 점심 먹고 다른 데 쓰지말고 나머지는 몽땅 목화를 사가지고 오라구. 겨우내내 이럭하기를 그저 봄나가두룩 그렇게 해. 그러니 농사철에는 농사를 하면서도 계속하니 그 남자는 농사일이고 자기는 무명옷하고 그래 가을이 떡 되서 추수하게 되는데 주인 영감이 쓱 나오더니 농사해 놓은걸 돌아보거든. 돌아보니 여전히 농사하고 그거 가지고 먹고 이거 돈도안줬고 돈 벌이 한데도 없는데 희안하거든. "이 어찌된 사실이냐?" 하니 아들이 그 얘길 죽 하드라구. "그렇지. 인제 내 며느리로 들어왔다. 인제 움막을 철거해 들어가자" 떡 데리고 들어가니 광문 쇠를 따고 열고 들어가 논문서 밭문서 집문서 뭐 한거 마카 며느리 앞에 쏟아놓으며 "인제는 우리 집안은 너 한테 다 달려있다. 하니 니가 다 맡아 가지고 살림을 다 해라." 딱 맽겨 주드래. 해서 그 집 며느리가 잘 살드래. [자료출처 : 김인재(남 78), 강릉시 월호평동. 1991. 0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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