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전설
작성일 2017.03.09,
조회수 1319
제목 | 소경과 쌀자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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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그전에 한 사내가 눈이 어두워서 더듬더듬하고 참 소경이 되어 앉았는데 여자가 만날 군서방을 갖다 놓고는 상에다 놓아도 눈이 어두우니 뭘 알아. 뭐 고깃국을 끓여 놓아 가지고는 후루룩 지 후루룩 하는 것이 아무리 봐도 귀로 들으니 달라서 만날 와서 이놈이 때마다 먹거든.
가만히 생각하니 "여보게 여보게 자루 지을 베가 있는가?" "아 있지 뭐요" "한 여나무 자 되어야하는데" "아 그거야 되겠지요" " 뭐 내가 이렇게 눈이 어두운게 앉았으니 뭐 하는게 있나? 해는 인제 길어가고 하는 기 없이 앉아 얻어 먹기 미안하고 자네 보기 미안하니 어디 가서 동냥을 좀 해야 되겠네, 자루를 하나 만들게. 그래도 열 자는 가져야지. 쌀은 한 가마니 들어 가야지 어데다가 놨다가 자네가 가져오질 않겠는가?" "아이 그러지 뭐요" 그래 인제 "자네 지어 가지고는 한 가마니 들어가겠는가 여기 이렇게 드러 누워서 있어보게. 내가 이렇게 훑어 보면 한 가마니 들지 안 들지 알겠네." 이 꾀없는 년이 자루를 지어 가지고 "인제 한 가마니 들어가겠는데요. 자네 키로 하나는 되는가?" "아이 되고 말고요" "그럼, 그 아가리를 날 줘" 그래 아가리를 주니 바짝 쥐고 "이 년 이 년 나 후루룩 너 후루룩 그 다음에 후루룩 하는 것은 어느 놈이냐. 이 년 보자 보자 하니까 내가 눈까리 어두운 게 어디로 동냥을 가는가" 아 그래 자루를 바짝 죄니 자루안에서 꼼짝을 할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실컷 매를 맞더라네. [자료출처 : 최순옥(여, 78), 강릉시 유천동, 1991. 5.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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