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전설
작성일 2017.03.09,
조회수 1416
제목 | 등근뱅이 소금장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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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등근뱅이란, 시방 차가 많으니 모든 것을 달걀, 파를 차로 싣고 나르더라.
옛날에는 차가 없기 때문에 아지라는 지게가 있는데 이것을 지고 나르는 소금장수가 있었는데 둥근뱅이라 하지. 한 사람이 소금을 짊어지고 가는데 아침 먹고 길가다가 점심 때면 또 해먹고 다닐적에 밥을 해서 먹는데 어느날 무인지경에 당도해 날이 컴컴해 어두워져서 불이 비치나 해서 살피는데 얼마나 가다보니 저 근네 삼 미터에 불이 뱅하고 있거든. 저 기 사람이 있겠거니 하고 거 가서 마당에서 부르니 떡하니 새댁이 나오네. "왠 사람이냐?" 하고 물으니 "나는 소금 팔러 다니는 사람인데 밤이 어두워지고 해서 잘려고 하오" 하니 새댁은 "자고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집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오" "사람이 죽은 것이 뭐 상관이 있소" 하거든 새댁이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 남편은 노인이 여러 날을 앓고 있으니간 아래에 있을 곳에 약을 지으러 갔는데 얼마나 먼지 아침 먹고 떠나간 사람이 안오거든. 새댁이 생각하기를 대관령 가운데는 집도 없고 개같은 것도 없고 언제든지 밤에 호랑이가 나서거든. 그래 새댁이 마중을 갈려고 해도 우물쭈물하는 판인데 소금장수가 거기에 당도해 그러니 소금장수에게 밥을 한 술 먹여 가지고 얘기했다 이거야. "당신 나하고 같이 갑시다" 혼자 갈려고 하니 못가겠다 이거야. 그러니 솔가지를 횃불을 하고 들고 재말을 올라가니 아니나 다를까 자기 남편을 호랑이가 잡아 먹고 있더라 이거야. 잡아 놓고 하마 먹거든. 부인이 하아 소리를 질러 횃불을 확 던지니 그 다음에는 호랑이가 불을 무서워 한다 이거야. 호랑이가 부지덩이에 앉아 가지도않고 앉아 거기에 올라 앉아 있어. 그 다음에는 새댁이 뭐이라고 쐑하는가 하면 "당신이 여기서 호랑이를 지키고 있을라요? 집에 가서 괘문을 열고 베 한 필을 꺼내서 올라요." 소금장수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 호랑이에다가 시체가 더 무섭거든. 집에 가서 베를 꺼내 오는 것이 더 쉽겠거든. 집에 송장은 사람 안 잡아 먹을 것 같거든. 여기서는 호랑이한테 잡아 먹힐 것 같고 말이야. 새댁 말이 "집에 가면 틀림없이 시어머니 죽은 송장이 방안에 일어나서 왔다 갔다 할것이니 소리 지르며 왼발뛰기를 해서 왼발을 걸며 싸다구를 때려야 송장이 넘어가지 안 넘어간다 이기야." 자 이거 소금장수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안이 벙벙하거든. 다음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도저히 송장을 때리지 못하더래도 집에 가는 것이 낫지. 거기 있다가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판이니 "그래 집에 가자" 집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마당에 떡가니 송장의 그림자 왔다갔다 하거든. 방안의 불은 켜놨는데 이 송장이 있는 방에 베가 있는데 송장을 넘어뜨려야지 베를 꺼내 올게 아니냐 이거야. 그래서 문을 열고 소리를 질러 붙들고 왼쪽 발을 걸으니 넘어갔거든. 그래서 베를 꺼내 가지고 재로 가보니 새댁이 앉아서 호랑이 곧 쫒치고 있더라 이거야. 베를 꺼내 가지고 그 다음에 낫을 가지고 가야지. 낫을 가지고 가서 틀을 맨들어서 송장을 거기다 얹어서 둘이 마구 이어 지고 가니 "당신이 뒤에서 밀고 호랑이를 쫒으레쇼. 앞에서 밀고 가라우." "뒤에 있어 호랑이가 물면 어떡해. 그래 내가 앞에서 민다" 하고 여자가 뒤에서 밀고 남자가 밀고 해서 집으로 왔다 이거야 집으로 와 가지고 좌우간 날이 새거든. 그 다음에 아침이 되어서 밥을 먹고 "당신이 우리 집에 와 당도했으니 시어머니하고 자기 남편을 묻어 주고 가거라" 이거야. 야. 이것 참 도리가 있는가? 그래 둘이서 시체를 둘 다 산으로 갖다 끌어 묻고 나서 집으로 와 저녁을 먹고 자는데 저녁에 이 여자가 얘기하더라 이거야. "당신이 기냥 우리 집에 이렇게 당도하여 곤욕을 치르니 나하고 인연이요" 새댁이 언나도 하나도 안 낳고 남편은 죽었지. 시어머니 죽었지. 시집 식구 다 죽고 나니 혼자 뚝 남았다 이거야. 그래 됐으니 "나하고 당신이 여기서 같이 살면 어떻겠소" 이거야. 그런 독한 여자를 데리고 살다 잘못하면 자기가 질려 죽을 판인데 그러고 나서 이 남자는 "아이 난 집에 가야 된다"하고 싫다고 하는데야 굳이 붙잡지 않는다고 의사가 있으면 사는 거고 의사 없으면 마는거고. 아침에 자고 나서 식전에 내뺄려고 하니까 한사코 못간다 이거야. 아침 먹고 가지 그냥 갈 수 있느냐 이거야. 그래 헐 수 없이 그만 "아침을 한술 얻어 먹고 나서 간다" 하니깐 "잘가라고 가더라도 내가 소리를 지를테니 뒤를 돌아보지 말고 그냥 앞만 보고 가시오" 그 다음에 이 남자는 일 분이라도 있기가 싫거든. 그 다음에 소금을 짊어지고 가더니 이 여자가 소리를 지르더라 이거야. 서너번 소리를 지르고 나서 뒤를 돌아다 보니간 그 여자가 지붕 꼭대기에 올라가서 집에 불을 지르고 있더라 이거야. 나는 이대로 놔두면 죽는다 이거지. 그리고 나서 소금장수가 하룻밤 거기서 자고 하룻밤 그 여자 시체를 묻고 나니 머리가 하얗게 세어서 집에 돌아왔다 이거야. 이렇게 독한 여자가 있다 이거야. [자료출처 : 김진석(남,69), 강릉시 지변동, 1991. 6.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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