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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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시 일상과 이상
  • 기간 2022.04.07 (목) ~ 2022.05.22 (일)
  • 시간 09:00~18:00 ※월요일 휴관
  • 장소 제3 ,4, 5전시실
  • 관람등급 전체관람
  • 장르 회화, 설치
  • 가격 무료
  • 주최 강릉시립미술관 / 강릉시청
  • 문의 033)640-4271

상세정보

강릉시립미술관 기획 《일상과 이상》展 ■ 참여작가 : 김슬기, 최윤정 강릉시립미술관 기획 『일상과 이상』展은 김슬기, 최윤정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일상의 가치와 이상의 본질에 대해 살펴보는 전시다. 강릉에서 태어난 두 작가는 이 지역의 이미지를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 또는 현실의 공간이 이상 또는 꿈의 세계와 중첩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김슬기의 작품에서는 평범한 일상이 그리움의 대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최윤정의 작품에서는 이상향이 현실을 반영한 이미지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일상과 이상의 개념은 배치 상태가 아닌 상호보완 관계에 놓여있음을 암시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은 독자적인 세계가 아니라, 일상과의 긴밀한 관계에서 만들어지고 현실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방역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은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환기한다. 김슬기, 최윤정의 작품 또한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 너머의 가치, 그리고 다채로운 현실 그대로의 본질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온화한 사유와 섬세한 형식을 통해 이번 전시는 정서적 정화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김슬기 Kim, Seul Gi 김슬기는 강릉의 일상적이고 소박한 풍경을 화면에 담았다. 그의 그림은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강릉 또한 시민들의 터전이자 일상의 공간임을 환기한다. 여행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의 목적지로서가 아닌, 강릉에 사는 사람들의 관점으로 이 지역에 주목한 것이다. 화면 속 오랜 골목길과 낡은 건물들은 도시 개발과 관광 산업에 밀려나 우리가 잊고 있었던 동네 풍경이다. 작가는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 대해 고찰하며, 건물을 허물고 다시 세우는 과정의 반복에 대한 공허함과 획일적인 도시 풍경에 대한 씁쓸함을 화면에 담아내고자 했다. 그가 그린 공간은 실제로 공사나 철거로 변화한 예도 있다. 이에 따라 김슬기의 그림은 사라지는 풍경을 기록하는 장이 되었다. 연필로 세밀하게 묘사한 기법은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무채색의 풍경이 과거의 흔적이자 잔상을 표현한 것이라면, 단색으로 채색한 바탕은 현재와 미래의 시간성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는 한 화면 안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순환하는 이미지를 구성함으로써 시간을 초월하는 가치를 일깨운다. 이러한 형식을 통해 김슬기의 서정적인 풍경화는 일상의 묵직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 최윤정 Choi, Youn Joung 최윤정은 관동 지역의 산세를 모티브로 하여 이상세계의 이미지를 구현하였다. 우선 그는 동심원을 비롯하여 도식화된 선을 사용하였다. 이는 자연의 형상을 축소하고 본질에 가까운 형태로 환원된 만다라를 연상시킨다. 반면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들은 구체적인 자연의 형상으로 묘사한 것이다. 그는 동물의 눈이나 머리 주변에 동심원의 형상을 그려 넣음으로써 성인들의 도상에서 볼 수 있는 후광 효과처럼 각각의 생명체에 신화적 가치를 부여하였다. 이로 인해 다양한 종의 개체들은 자연의 먹이사슬에 종속된 관계가 아닌 절대적인 존재로서 등장한다. 한편 최윤정은 화사한 파스텔 색채로 명도에 단계적인 변화를 주며 더욱 정제된 화면을 만들었다. 이러한 형식은 개체 간의 경계를 완화하고 그 차이를 수용하는 이상적 공간의 특징을 강조한다. 또한 그의 작품 특유의 평온하고 몽롱한 분위기는 현실의 불안과 갈등을 거세하고 단계적인 정화와 치유가 이루어지는 세계로 안내한다. 이처럼 다양한 종과 색이 온전하게 공존하는 화면은 현실세계의 양상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윤정의 작품은 궁극적으로 자연물의 다채로움 자체에 주목하며 그에 대한 존중과 경의를 담아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이상적 비전은 현실에 기반을 둔 것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