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순두부의 진화
최근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 10선이 선정됐다. 강릉시가 전문가와 시민,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강릉의 고유성과 역사성, 상품성을 고루 갖춘 음식 중 ‘초당순두부’가 1위에 올랐다. 강릉을 짬뽕 성지로 만들 만큼 유명한 ‘짬뽕’도 10위를 차지해 당당히 10선에 올랐다. 그보다 앞서 짬뽕 바로 앞 선두 자리를 차지한 음식이 바로 초당순두부와 짬뽕을 컬래버한 ‘짬뽕순두부’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과 트렌디한 화끈한 맛이 짬뽕순두부 한 그릇에 담겨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운 맛, 짬뽕순두부의 미식연대기를 소개한다.
콩과 바다의 담백한 만남
초당순두부
강릉을 대표하는 음식 중 ‘초당순두부’는 방문객이나 강릉시민이나 누구나 손꼽는 음식이다. 강릉 초당마을에서 예부터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만드는 전통 방식이 지금의 초당순두부 맛을 지켜오고 있다. 화학응고제 대신 바닷물을 사용해 더욱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지금도 마을에서는 선조 때부터 대를 이어 직접 콩을 갈아 만든 수제 두부를 선보이고 있다.
그래서 초당순두부마을은 이른 새벽부터 불 켜진 집들이 많다. 밤새 불려둔 콩을 갈고 끓여서, 바닷물을 첨가하면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나온다. 순두부를 틀에 넣고 물기를 빠지게 눌러놓으면 형태를 갖춘 두부가 완성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초당마을은 순두부와 모두부, 또는 얼큰한 맛을 가미한 두부전골이 단골 메뉴였다.
짬뽕 성지 강릉에서 탄생
짬뽕순두부
뽀얀 순두부가 2000년대 초반 새로운 변신을 시작했다. 마을의 한 두부 전문점에서 짬뽕에 순두부를 넣은 기발한 메뉴를 개발한 것이다. 강릉은 해산물과 돼지고기를 불향이 배도록 센불에 볶아서 진한 국물과 얼큰한 맛의 짬뽕으로 이미 유명했다. 지금도 줄 서서 먹는 짬뽕집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트렌디한 강릉 짬뽕 특유의 진하고 얼큰한 맛 그대로, 거기에 면 대신 순두부를 넣은 ‘짬뽕순두부’가 탄생했다. 강릉을 대표하는 전통의 맛 초당순두부가 한국식으로 변신한 중화요리 짬뽕 국물과 만났다. 순백의 도화지 같은 순두부에 스며든 짬뽕과 동해안의 신선한 해산물이 잘 어울린다. 서로의 맛이 어우러져 불향과 함께 더욱 깊은 풍미가 난다. 여행객들은 전통적인 초당순두부보다 짬뽕순두부를 더 많이 찾는다. 얼큰한 맛의 강도를 따로 주문할 수 있어, 누구나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짬뽕순두부는 밥과 함께 나온다. 먼저 순두부에 짬뽕 국물이 골고루 잘 배도록 가볍게 섞어준다. 매콤한 국물과 함께 몽글몽글한 순두부를 먼저 맛본다. 그리고 순두부와 해물, 채소를 곁들여 먹으면 짬뽕순두부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절반쯤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다. 짬뽕순두부와 함께 모두부를 곁들이면 매운맛을 중화시킨다. 순두부와는 또 다른 농축된 고소함이 입안을 꽉 채운다.
맛의 영역을 넓혀가다
짬뽕순두부
순두부의 고장 강릉초당마을에서 처음 개발된 짬뽕순두부는 계속해서 변신 중이다. 처음에는 순두부를 만들던 가게가 짬뽕순두부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중국음식점에서 짬뽕을 만들던 실력자나, 창의적인 요리사들이 짬뽕순두부를 변신시키고 있다. 칼국수를 곁들인 짬뽕순두부 칼국수, 국물을 자작하게 해서 밥을 비벼 먹는 짬뽕순두부 비빔밥,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얼큰순두부, 여기에 쫄면을 곁들인 치즈쫄면순두부까지 다양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화된 한국식 중화요리 짬뽕과 강릉 전통의 맛 초당순두부가 만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지역을 넘어, 세대를 넘어 계속해서 맛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