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자료

설화속의 강릉사투리


  • 옛날에 옛날에 아주 옛날에 여자는 강릉촌에서 영서로 시집을 가고 남자는 영서서 아주 또 참 촌사람이고 이렇는데, 둘이 인제 처가집에 갈라고 대관령을 넘어 오는데 그 영을 넘어 오자면 호렝이가 아주 큰 호렝이가 있어. 넘어가고 또 내려 오는 사람들을 다 잡아먹는데 두 내우(내외)가 가다보니 다 잡헤 먹을 것 같고 그러니 인제 여자가 가마이(가만히) 생각하다가 꾀를 냈는데 사나(사내) 보고 "내가 어떠한 짓을 하더라도 욕하지 말고 모른척 하고 있어라" 이래 해놓고는 이 여자가 아랫도리를 훌떡 벗고 반대로 궁둥기를 해가지고 엉금엉금 언덕을 내려오니 호렝이가 가마이 체다보니 우리는 입이 옆으로 째졌는데 저 짐성(짐승)은 도대체 뭔 짐성이기에 입이 우아래로 째져서 있나 하고 체다 보더니, 저 짐성은 아무래도 내보다 더 무서운 짐성이다 하고 에따하고 도망을 가서 두 내우가 영을 무사히 넘어 왔다는 얘기가 안죽꺼징(아직까지)전해와요.

    < 박순심(여.81 ) 옥계면 1991.5.30 >

  • 이제 심메보러 댕긴다. 심메라는 거는 산에 가서 산삼캐러 다니는 사람이 심메를 보러 데니는 사람이지. 그런 사람은 밥먹고 창창 거기만 전념하고 산에만 가. 딴일은 안해. 그러니까 한 사람이 인제 심메를 보러 댕기는데 자, 이거 일 년 내내 댕겨두 한번두 못봤어. 또 일년 댕겨두 또 못봤어. 그래 이 사람이 내가 십 년을 작정하고 댕기겠다 이기야. 십 년 동안이라도 산삼을 그래도 몇뿌리 파겠지. 그러니 자기 있는 재산도 자꾸 없어질 게 아닌가. 놀면서 산에만 가니 돈이 자꾸 들어갈 게 아닌가. 그리고 지가(제사) 지내는네 또 돼지 한 마리 잡아서 지사지내야 도리게 아닌가. 그러니 이 사람이 십 년동안 댕기는데 지금까지 구 년을 댕겼어. 이제 일년만 댕기면 십 년 차잖는다. 구 년동안 댕기면서 한 뿌리도 못봤어. 심을. 그러니까 이 사람이 이제 십년째 마지막으로 말이야 돼지를 하나 잡아 가지고, 그기 잡는 게 아니야. 살게 해야 되거든. 지고 올라가서 그 당에 가서 잡아 가지도 거기 먼저 갖다 준다 이기야. 그래 인제는 이 돼지를 마지막 사가지고 갈 게 아닌가. 십 년째니까 그래 돼지를 사서 인제 오뉴월 더울땐데 족을 싸매기지고 올라간다. 그러니까니 동제 사람도 안댕기고 아주 뭐 산골째기니까 사람이 댕길 리가 있는가. 사람은 일절 안 댕기는데, 아 중턱쯤 올라갔는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난단 말이야. 그래서 히뜩 돌아보니까 아, 웬 젊은 초록띠 신랭(신랑)이 말이야 활개를 치면서 자꾸 따라온단 말이야. 아, 없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똥구녕으로 따라 왔단 말이야. "아, 할아버지 더웁고 힘든데 거기 놔요. 제가 지다 드려요, 제가" 자꾸 이러거든. 그러니 힘도 들고 땀도 나고 하니까 거기다가 돼지를 내려 놨잖은가. "아 제가 지고 가요. 할아머지 그냥 따라 오세요" 아 돼지를 어지고 자꾸 올라가네. 할아버지는 따라 올라갈 게 아닌가. 따라 올라 가니까 당에 도착했단 말이야. 이제 돼지를 잡아서 지사를 지내야 되는데 이 사람이 "가만 아 가만 앉아있으시오. 힘드는데 제가 다 해요. 칼만 줘요" 하니 칼을 주니까 아 잡아 가지고 껍데기를 벗겨서 배를 갈라고 솥에다 갖다 넣고 끓이더란 말이야. 자꾸 집어 먹거든, 이 큰일났단 말이야. 그러니 그 영감은 이제 마지막으로 이거 하는데 또 틀어 먹였거든, 벌을 받게 되었거든. 서낭당에다 먼저 갖다 놔야 되는데 끓이자 마자 먼저 집어 먹거든. 아 이때 영감이 말이야. 한탕을 하면서 "나 팔자야 말이야. 십 년을 댕겨두 삼하나 못보겠다: 함녀서 막 울상할게 아닌가. 그러면서 " 아 여보게 내가 십 년짼데 이거 마지막인데 서낭당 산신령님 먼저 드려야 되는데 그렇게 먼저 집어 먹는가 욕을 할 게 아닌가" 그러니 젊은이가 "괜찮아요. 아,괜찮아요, 아이 다 돼요" 시치미 뚝떼고 이러거든. 그러니까 영감은 지사(제사)도 안드렸지뭐. 드리면 벌받거든. "사람이 먼저 먹었으니까 지성을 안드려두 돼요, 그거 드려봤자 그리나마나 해요." "아 이놈아 그리지 말라고, 지가 다 집어먹구 말이야" 그러니 이제 막에서 같이 잔다. 밤중쯤 됐는데 아 초록띠가 문을 콱 열어 놓구 말이야 이 호령을 냅다 하는데 말이야 " 야, 이 영감이 십 년째 심을 캘려구 여기 이제 오늘까지 마주 왔다. 그런데 너희들은 심 한뿌리도 안 내주구 이 꽤심한 놈" 이라고 그 누구보고 하냐면 그 산신령보고 하는 기야. 그 인제 산제사 지내면 산신령보구 요긍ㄹ 한다 이거지 그러면 어떤 사람이 산신령보구 요긍ㄹ 하냐면 우리 조선땅에는 백두산 산신령이 제일 높지, 그러면 이 초록띠 신령이 산신령 보구 호령을 하는데 이 초록띠가 누구냐 백두산 산신령이야. 백두산 산신령이니까 이 산산령들 제자 부하들밖에 안돼. 그러면 배두산 산신령이 왜 이리 절냐 하면은 젊어서 죽었기 때무이야. 얼마나 영웅적으로 났었는지 젊어서 죽어가지고 백두산 산신령이 됐거든. 그러니 그 소리에 영감이 깨어보니 초록띠가 없어졌어. 간데가 없어 소릴 지르곤 그래서 영감이 희안한 일이다. 내가 꿈울 뀌는가 하는데 잠깐 졸다가 꿈을 꿨는데 하얀 영감이 왔사. 일어나라구 말이야. 잠을 안깨두 일어나라구 말이야. 일어나니까 그게 꿈이야, 일어나니깐 웬 백발노인이 떡 왔거든. "자네 내가 너무 무심했던 것 같네. 그런데 지금 자고서 저 큰 골, 십 년동안 댕겼으니까 무슨 골인지 죄다 알게 아닌가. 그 큰 골목으로 올라가면은 그 바우뒤에 마당삼이 있다이기야. 그러니까 힘대로 힘대로 캐어가라 이기야. 영감이 가서, 왜 그렇게 하냐면 백수나 산신령이 와서 호령을 했기 때문에 내주는 거란 말이야. 안 그러면 또 틀렸지. 그래서 큰 푸대를 가지고 거기 가니까 아, 무같은 게 자욱이 벌렸거든. 그래서 자꾸 뽑아서 푸대에 넣어서 잔뜩 담아 내중에 성공했다는 얘기야.

    < 최병성(남.78 ) 구정면 학산리 1991.6.3 >

  • 옛날에 효자로서 지극한 효성을 가지고 있는 성격인데 자기 아버지가 아퍼도 백약이 무효드래. 그래 들으니 산삼을 먹으면 효과를 본다드래. 그래 그 아들이 산이란 산은 다 다녔데. 몇날 며칠을 됐든지 다니는데 뭐이 이상스럽게 하나 뵈더래. 캐고 싶더래. 뭔인지 노르지 허긴 뭐 산삼인지 동삼인지두 모르고 캐킨 캤는데 캐서는 집으로 왔데. 자기 아버지를 살릴건데 거 뭔지도 몰라서 옆집 노인들 한테 물었데. " 이거 뭐예요? 어버지 드릴려구 캤는데 이건 뭔지 몰라서요." "야 그거 못 쓰는 거니까 거기다 내버려라." 그래 거기다 냅뒀데. 그리고 갔는데 그 영감이 그걸 삶아 먹구 글쎄 눈이 멀었데. 눈이 멀구 자기 아버지는 아주 회생이 됐데. 그런 얘긴데 욕심을 부리면 못쓴다고 옛부터 내려왔지.

    < 최종신(남.68 ) 강릉시 신석동 1991.5.24 >

  • 옛날에 어머이가 자기 아들이 건들건들 먹고 노니 "새끼라고 꼬아라"하고 야단을 해 내보내니 아들이 저녁에 돌아완 기 새끼 서 발을 꼬아오니 어미니가 "겨우 서 발을 꼬았느냐"고 내빠달구었지. 아들은 새끼 서 발을 지고 가다가 옹구쟁이를 만나 새끼와 동이를 바꾸어 동이를 메고 훨훨 가다가 쟁자집 근처에 있는 우물가에 앉아 쉬고 있으려니 부잣집 종년들이 물이러 나오다 넘어져 동이를 깼다. 종년이 "우떡하나 우떡하나" 하다가 아들을 보고 "저기 웬 동이장사가 아니냐 동이를 우리한테 팔아라" 하니 아들이 "동이 값이 많은데, 쌀 한 말 달라"고 하니 한 년이 들어가 쌀 한 말을 갖고 나와 동이와 바꿨지. 쌀 한 말을 지고 훨훨 가다보니 한 집에서 억머구리 소리를 하며 울어, 그래 물어보니 커다란 색시가 죽어 있더라. "딸이 죽었는데도 먹을 게 없어 파묻지 못한다"고 하니 아들이 살 한 말과 죽은 색시를 바꾸자고했지. 죽은 색시를 분성장을 해 곱게 입혀 지게에 떠버쳐지고 훨훨 가더니 큰 재집 문턱에 다으니 그 재집 딸 삼 형제가 나와 "뭐 이런게 있사. 뭐 이런게 있사"며 죽은 색시를 건드려 넘어지니 아들이 "내 색시 죽었다"고 떼를 쓰며 달을 내 놓아야 한다고 해 세 딸을 죽은 색시와 바꾸어 데리고 양산이 버둥(언덩)에 가서 이사냥을 하고 있어. 원님이 지나가다 보고 웬 거지 같은 게 색시를 셋이나 데리고 있으니, 원님이 "그러지 말고 수쉬꺼끼 내기를 합시다. 내가 지면 재산을 반주고 당신이 지면 색시를 내놓으시오" "그러자" 원이 내는 수쉬꺼끼는 아들이 다 추었네. 이번에는 아들이 수쉬꺼끼를 내는데 "비비적 비비적 새끼 서 발, 동이 하나, 쌀 한 말, 죽은 색시 하나, 양산 버덩 이사냥하는게 뭐요" 하며 자기 역사를 물으니 원이 대답을 못하더래. 그래서 그 재산을 받아 잘 살았다지.

    < 조씨(여.83 ) 강릉시 교동 1991.5.20 >

  • 옛날에 능금뱅이라고 있는데 이기 장마다 다니는 장사꾼이라. 이 능금뱅이가 한번은 말 둬 필에 비단을 싣고서 비단을 광목으로 싸서 실구 사는데 그 대관령 넘는데 날이 저물이 주막을 찾아 갔단 말이야. 그래 말을 매놓고 방에서 밥을 먹고나서 말 여물좀 보러 가는데 그 주막집 여주인이 방에서 쌩글쌩글 웃는다 말이지. 그래 방으로 들어가려 할 때그 여자가 부른다 말이지. 그래 요는 이따 밤이 이슥해지면 한 방에서 같이 자자 말이지. 옷을 홀딱벗고 옆이 시아부지방이니 조용히 오라는 기라. 그래 이 어리석한 장사꾼은 "그래 알았다"구 하고 나서 밤이 되서 옷을 벗고 조용히 가니 이 여자는 본시 도둑놈이라. 칼루다가 능금뱅이 얼굴을 확 긋더니만 "강도야" 하고 소리를 지르는 기라. 하, 그래 가지고 이 사람이 놀래서 자기 방으로 숨었는기라. 그러자 얼마후 산 패 사람들이 도둑을 잡는다고 이 사람 방문을 여니 이 사람 얼굴에서 피가 철철 나는 기라. 그래 도둑잡았다고 막 잡아 패서 나서 "이 말과 비단을 놓고 갈래 아니면 관가에 갈테야" 하는 질문에 그 장사꾼은 말과 비단을 주리고 그렇게 하고 그곳을 떠나니. 아 어쩌나 그래 다시 마을로 되돌아가서 머슴을 사는데 그 주인이 그런 사정을 듣고 나서 봉이 김선달을 찾아가라 했지. 그래가지고 봉이 김선달을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털어 놓으니 "그럼 다시 말하고 공목을 준비해 가지고 찾아오면 다시 찾아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주인한테 말하구 광목을 빌려서 그 주막을 다시 찾아가니 봉이 김선달이 "넌 숭머 있다가 있다 있다 나오라" 하구 가니 그 주막에서 그 장사꾼에게 들었던 똑같은 행위를 하더래. 그래 방에 또 그 주막 여주인이 옷을 홀딱 벗고 같이 자자 하니 김선달은 이번엔 얼굴부터 텁썩 내밀지 않고 엉덩이를 먼저 내미니 엉덩이에다 칼로 확긋더래. 김선달이 벌떡 뛰어나와 시아부지방에 들어가 얼굴에 칼질을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니 이 도둑놈들이 문을 열어 도둑을 찾는다고 난리를 친다 이거지, 그래 소릴 치면서 "왜 자는데 소란야" 하니 아 그 놈들이 보닌 얼굴이 말짱하단 말이지. 그래 도둑이 들었다구 김선달에게 말하니 김선달이 그럼 도둑을 같이 찾자구 해서 시아부지 방문을 여니 얼굴에 피를 철철 흘리고 있단 말이지. 그래 김선달이 "도둑 찾았다"하고 막 잡아패니 그 도독놈들이 이젠 죄를 시인하고 살려달라고. 그 분은 제 시아부지라구 하면서 용서를 비는지라 그래 김선달은 "여태 도둑질 한 거 다 내놓지 않으면 모두 관가에 끌고 가겠다고 하여 그 장사꾼과 도둑맞은 사람들에게 다시 말과 비단을 돌려주었다 하지

    < 최덕자(여.68 ) 강릉시 지변동 1991.5.27 >

  • 강릉대 뒤쪽에 발락고래라고 하는 곳이 있사. 쬐금만 더 가면 죽일이라는 곳이 있거덤. 거기가 와 발락고개고 죽일이라 그러나면 옛날에 용이 고개를 넘어가는데 대개 많이 다쳐갔구 숨을 발락발락거리며 넘어가서 발락고개라 하고 조금 더 가서 죽어서 죽일이라 그래. 그래서 거기에도 도살장이라 공동묘지만 있잖아.

    < 유안자(여.73 ) 강릉시 노암동 1991.10.5 >

  • 저 건너 시방 안목이라나 뭐라나. 거기가 옛날엔 젠주리라 했는데, 왜 그랬냐면 옛날에 전라도 전주서 이 섬이 떠내려 왔기 땜에 젠주리라 했사. 그래서 옛날엔 전주에서 매년 벌어 갔는데 그 동네에 아마 한 너댓살 먹은 아가 꾀를 내어 온 산을 칡뿌리로 동여 매놓고 세 받으러온 사람더러 이 산이 당신네꺼면 칡으로 동여 매놨으니 가지고 가라고 하는거야. 전주사람이 하두 기가 막혀 기냥 가버리고 다시는 세를 받으러 오지 않았다는 거여. 지금도 그 섬에 가면은 장정 팔로 한아름씩 되는 통나무 같은 칡이 많다네.

    < 유안자(여.73 ) 강릉시 노암동 1991.10.5 >

  • 월대산을 강릉시를 위해 가지고 생겨가지고 월대산이라 이래 해가 지고 생긴 명산이지. 시방 이 산 참 명산이라. 강릉선 제일 명산이라. 거기 올라가 보면 강릉시가 다 보이구 옛날에는 봉화를 올리던 산이지. 우리 아버지한테 들은 얘긴데 월대산이 왜 그러냐면 그전에는 물이 월대산 밑으로 내려갔어. 소도 있었데. 월대산 수렁바우라고 있사. 경치가 좋으니 말야 거서 그전에는 기상(기생)들이 거와 놀고 뭐 이래서 시방도 바우 거 이사. 그전에 높페떼. 그전에 그 위에서 놀구 그랬는데 기상들도 와서 놀구. 강릉 원이 와서 놀구 그래다가 어떻게 가지고 기상이 떨어져 가지고 죽었단 말이야. 하나 죽으니 그담부턴 안댕겼거든. 어떠했는지 월대산 수렁바우라는 기 천둥이 쳐가지고 벼락이 때려 가지고 수렁바우가 읍서졌데. 낮았졌데. 지금도 있긴 있사. 그런데 낮아지고 소도 물이 없어졌데. 그래 그런 전설이 있사.

    < 황필원(남.75 ) 강릉시 두산동 1992.6.5 >

  • 저게 괘방산이라는 게 있사. 괘방산. 고냥이(고양이)같이 생긴 산이기 때문에 괴봉산이라 했는데 그기 저기 시방도 있는데 그 산이 시방 이래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전에는 송정이라고 송정동. 거긴 쥐행국(형국)이고, 괴봉산을 고냥이란 말이야. 그래서 양쪽에 댕길려면 거게 다리를 놔야 되겠는데 이 다라리는 놓으면 송정이 요 쥐가 고냥이한테 죽거든. 그래서 송정서 다리를 못놓게했사. 이 고냥이한테 쥐가 죽게 됐으니 그 다리만 놓으면 고냥이가 건너와서 쥐를 잡아먹으니 그래서 그 다리를 못놨데. 그전에 옛날 얘기고 시방도 그 다리가 없사. 시방도 다리를 안놓고 있사. 시방도 그 산을 보면 고냥이같이 생겼어. 그 산이. 저기는 쥐같이 생겼는데 쥐꼬랭이가 이렇게 나가고 대가리가 저 안목 죽도라는데가 그게 대가리가 되고 이래 쥐가 생긴게 됐사. 그게 전살이야.

    < 황필원(남.75 ) 강릉시 두산동 1992.6.5 >

  • 시방 초당에 소낭그가 많잖은가. 내 어렸을 때는 말도 못하게 많았사. 거기에 소낭그가 쪼만할 때 그곳 부근 총각들이 지지바들을 데리고 와 소낭그 숲에서 왜 있잖아. 뭐 그런 짓을 했다고 해서 숨은 솔이라고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나도 잘 모르겠사. 워낙 어렸을 때 들어서 희미해.

    < 오오영(여.76 ) 강릉시 신석동 1992.6.5 >

  • 신석이라는 동네 저기 납돌. 요 나가면 신석 그 동네에 산이 파명재라는 산이 있거든. 파명산 전설, 파명산은 어떻게 돼 파명산이 됐느냐. 그산이 지금 가보면 이렇게 나가서 팔모양처럼 이렇게 참 모하게 되었는데 그 등으로 묘가 지금 잔뜩있사. 있는데 산을 파명재라 지금 부르는데 어떻게 돼서 그러냐 하면 이전에 파명재 옆에 어떤 성씨가 살았는데 부자로 살았단 말이야. 그 부자가 사는데 종을 인제 두고서 있는데 종이 고만 어느 시기에 죽었사. 죽으니 그 산이 파명재가 이렇게 나가서 산끝이 좀 구부승하게 이렇게 좀 됐는데 여기에 갖다가 종을 묘를 세웠단 말이야. 묘를 세우고 나서 그 앞으는 지금 신석이라고 하는 남돌인데 성묘를 하는 그 방축에 아주 물이 짚은 곳이 산 끝에 있는데 그래고선 옛날에 묘를 썼아. 그 묘에서 저녁에 해만지면 뭔 소란한 농악대 뚜드리는 먼 소리 비슷한 이런 풍월소리 악단이 쿵쩍거리는 이런 소리가 자꾸 들린단 말이야. 그러니 그 잘사는 집에서 보니 그 이상해서 차차 상고해 보니 그 묘를 쓰고 나서부터 그런 일이 난단 말이야. 그래니 그 묘자리는 명당자리인 모양이야. 이러니 그 놈의 그 상제는 그 묘를 종의 묘이니까 그땐 종이 맥이 없으니 묘를 파라고 해서 묘를 팠어. 그 묘를 판 즉시 거기서 뭔 전설이니까 학이 날아서 그 소에 가 빠졌단 말이야. 그리고 나서 고만 그 묘를 파고 나선 그 뒤로는 묘를 다음에 산이 생기고 묘를 죽 내써도 별로 묘자리가 좋아져 자손들이 잘되는 그런이 없거든. 그러니 그 종의 묘를 썼을 적에 그 명당에다 그 묘를 썼다가 팟기 때문에 그만 학이 날아가서 파명이 되었데

    < 최익규(남.82 ) 강릉시 옥천동 1992.6.12 >

  • 옛날에 머슴들이 여게 와서 소에게 풀을 뜯길라고 매어 두곤 했었는데 글시 언제부턴가 한 개 한 개 쓱 없어져서 마을 사람들이 싹 걱정을 했었데. 운제(언제) 하루는 금강산에 살문서 도를 닦던 도승이 어떻게 알고 여게 와서 인제까지 없어진 소가 몇마린지 묻드라는 기야. 온 동네 늙은이들이 모여 개우 개우 생각하니깐 아흔아홉이었사. 도승이 이만한 문종이에다 소 牛자를 쓰드니 소에 가서 던지니깐 용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하늘로 올라갔다는 얘기여. 그게 왜 그런 나믄은 소밑에 살던 구랭이가 소 백마리를 먹어야지 용이 되는데 그러니까 아흔아홉마리에다 중이 써준 소우자 하나를 보태어 백 마리가 차서 용이 되어 하늘로 갔다느 기야. 그래서 그다음부턴 소가 안 없어진니깐 농사도 잘되니 모두 모두 잘 살았다느 거여.

    < 김덕순(여.65 ) 사천면 사천진리 1991.5.25 >

  • 옛날에 뒷집에서 아들을 낳았는데 글쎄 구레이(구렁이)를 낳았다는구만. 그리고 앞집에는 딸을 삼 형제를 키웠는데 하루는 뒷집 총각 어머이가 앞집을 인제 중매를 하러왔데. 딸 셋중에 하나를 안주면 어머이를 잡아먹는 다하드래. 그래 앞집 어머이가 맏딸한테 "뒷집 구레이한테 시집갈라나" 하니 "구레이 한테 누가 시집가" 그래 둘째한테 "뒷집 구레이 한테 시잡갈라나" 하니 "구레이 한테 누가 시집가" 그래 셋째한테 "구레이 한테 시잡갈라나"하고 물으니 "부모님 뜻을 따르지 제가 뭐 압니까" 그러드래. 그래 가지고 인제 시집을 줘서 잔치를 했는데 첫날 지냑(저녁)에 옛날에 삼을 삼었잖아. 그래 삼을 삼는데 첫날 지냑을 치루긴 치뤄야하겠는데 참 잘라니 무섭더래. 그래 인제 삼을 자꾸 앉어 삼았다. 그러니까 색시보고 하는 말이 "고만 자세" 그러면 색시가 "이 올이 저올이 다 삼고요" 또 "고만 자세"이러면 "이 올이 저 올이 다삼고" 또 "고만 자세" 그러다 보니 잠이 짚었드래. 그래 "인제 잘 시간이 없다"하더래. 그래 인제 우떠 우떠 하드니 자기 혼자 버들껑 버들껑 그러드래. 색시가 삼을 삼으며 보니 무섭지 안무섭겠나. 그러더니 껍데기를 훌떡 벗드니 그 벗은 껍데기를 마누라 고름에다 채워 주고 가드래. 그 총각은 잘 생긴 총각이 되어서 마누라한텐 "이건 누가 뭐라 해도 (부엌)에도 넣지 말고 누굴 주지도 말고 꼭 잘지니라"고 하더래. "내가 올 때까지 꼭 그래라" 하드라. 그래 그걸 차고 있으니 언니들이 지랄지랄 하드래. "저 간나는 구레이 껍질을 차고 돌아당긴다. 에이구 무서워라, 에에구 징그러워라"하며 지랄지랄을 했데. 그래 얼마나 지나서 그 남자가 지 올 때 까지 차고 있으라 해서 차고 있다 보나 참 먼 허여멀건한 남자가 어사가 돼가지고 어사 출도를 해가지고 왔드래. 그러니까 그 남자가 죄를 타고 났는데 그 죄를 그 처녀한테 장가를 갔기 때문에 죄를 벗고 또 껍질을 처녀가 버리지 않고 차고 있어서 양반이 되어서 과거에 입당했다면서 말을 타고 처억처억 좋게 해가지고 왔드래. 그래 와서 그 껍질을 보고 내 마누라라 하드라. 그래 그 다음에는 그 껍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과거를 했다고 하드래. 아주아주 너무너무 잘했다고 그 여자를 칭찬을 했다더래. 그래 언니들은 동생이 잘되니 심술이 나서 지랄지랄 하드라잖니. 그래 그 처녀랑 총각은 잘 해로하고 살았데.

    < 김옥선(여.61 ) 강릉시 신석동 1991.5.24 >

  • 등근뱅이란 시방 차가 많으니 모든 것을 달걀, 파를 차로 싣고 나르더라. 옛날에는 차가 없기 때문에 아지라는 지게가 있는데 이것을 지고 나르는 소금장수가 있었는데 등근뱅이라 하지. 한사람이 소금을 짊어지고 가는데 아침먹고 길가다가 점심때면 또 해먹고 다닐적에 밥을 해서 먹는데 어느날 무인지경에 당도해 날이 컴컴해 어두워져서 불이 비치나 해서 살피는데 얼마나 가다보니 저근네 삼미터에 불이 뱅하고 있거든. 저기 사람이 있겠거니 하고 거가서 마당에서 부르니 떡하니 새댁이 나오네. "웬 사람이냐"하고 물으니 "나는 소금팔러 다니는 사람인데 밤이 어두워지고 해서 잘려고 하오" 하니 새댁은 "자고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집에 시어미니가 돌아가셨소" "사람이 죽은 것이 뭐 상관이 있소"하거든. 새댁이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 남편이 노인이 여러 날을 앓고 있으니깐 아래에 있는 곳에 약을 지으러 갔는데 얼마나 먼지 아침먹고 떠나간 사람이 안오거든. 새댁이 생각하기를 대관령 가운데는 집도 없고 개같은 것도 없고 언제든지 밤에 호랑이가 나서거든. 그래 새댁이 마중을 갈려고 해도 우물쭈물하는 판인데 소금장수가 거기에 당도해 그러니 소금장수에게 밥을 한 술 먹여 가지고 얘기했다 이거야. "당신 나하고 같이 갑시다" 혼자 갈려고 하니 못가겠다 이거야. 그러니 솔가지를 횃불을 하고 들고 재말을 올라가니 아니나 다를까 자기 남편을 호랑이가 잡아 먹고 있더라 이거야. 잡아 놓고 하마 먹거든. 부인이 하아 소리를 질러 횃불을 확 던지니 그 다음에는 호랑이가 불을 무서워 한다 이거야. 호랑이가 부지덩이에 앉아 가지도 않고 앉아 거기에 올라 앉아 있어. 그 다음에는 새댁이 뭐이라고 q하는가 하면 "당신이 여기서 호랑이를 지키고 있을라요 집에 가서 괘문을 열고 베 한 필을 꺼내서 올라요." 소금장수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 호랑이에다가 시체가 더 무섭거든. 집에 가서 베를 꺼내 오는 것이 더 쉽겠거든. 집에 송장은 사람 안 잡아 먹을 것 같거든. 여기서는 호랑이한테 자아 먹힐 것 같고 말이야. 새댁 말이 "집에 가면 틀림없이 시어머니 죽은 송장이 방안에 일어나서 왔다갔다 할것이니 소리지르며 왼발뛰기를 해서 왼발을 걸며 싸다구를 때려야 송장이 넘어가지 안 넘어간다 이기야." 자 이거 소금장수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안이 벙벙하거든. 다음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도저히 송장을 때리지 못하더래도 집에 가는 것이 낫지. 거기 있다가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판이니 "그래 집에 가자" 지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마당에 떡 가니 송장의 그림자가 왔다갔다 하거든. 방안의 불은 켜놨는데 이 송장이 있는 방에 베가 있는데 송장이 넘어뜨려야지 베를 꺼내 올게 아니냐 이거야. 그래서 문을 열고 소리를 질러 붙들고 왼쪽 발을 걸으니 넘어 갔거든. 그래서 베를 꺼내 가지고 재로 가보니 새댁이 앉아서 호랑이 곧쫓치고 있더라 이거야. 베를 가지고 그 다음에 낫을 가지고 가야지. 낫을 가지고 가서 틀을 맨들어서 송장을 거기다 얹어서 둘이 마구 이어지고 가니 "당신이 뒤에서 밀고 호랑이를 쫓으세요. 앞에서 밀고 가라우." "뒤에 있어 호랑이가 물면 어떡해. 그래 내가 앞에서 민다" 하고 여자가 뒤에서 밀고 남자가 밀고 해서 집으로 왔다 이거야. 집으로 와 가지고 좌우간 날이 새거든. 그 다음에 아침에 되어서 밥을 먹고 "당신이 우리 집에 와 당도했으니 시어머니하고 자기 남편을 묻어 주고 가거라"이거야. 야, 이것 차 도리가 있는가 그래 둘이서 시체를 둘 다 산으로 갖다 끌어 묻고 나서 집으로 와 저녁 먹고 자는데 저녁에 이 여자가 얘기하더라 이거야. "당신이 기냥 우리 집에 이렇게 당도하여 곤욕을 치르니 나하고 인연이오" 새댁이 언나도 하나도 안 낳고 남편은 죽었지. 시어머니 죽었지. 시집 식구 다 죽고 나니 혼자 뚝 남았다 이거야. 그래 됐으니 "나하고 당신이 여기서 같이 살면 어떻겠소" 이거야. 이 남자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집에 두 아이가 있고 한기 그렇다고 해서 산골에서 어떻게 사느냐 이거야. 그리고 내가 그렇게 독한 여자를 어떻게 데리고 사냐 어기야. 그런 독한 여자를 데리고 살다 잘못하면 자기가 질려 죽을 판인데 그러고 나서 이 남자는 "아이 난 집에 가야 된다"하고 싫다고 하는데야 굳이 붙잡지 않는다고 의사가 있으면 사는 거고 의사가 없으면 마는 거고. 아침에 자고 나서 식전에 내뺄려고 하니까 한사코 못간다 이거야. 아침 먹고 가지 그냥 갈 수 있느냐 이거야. 그래 헐 수 없이 그만 "아침을 한 술 얻어먹고 나서 간다" 하니깐 "잘가라고 가더라도 내가 소리를 지를테니 뒤를 돌아보지 말고 그냥 앞만 보고 가시오." 그 다음에 이 남자는 일 분이라도 있기가 싫거든. 그 다음에 소금을 짊어지고 가더니 이 여자가 소리를 지르더라 이거야. 서너 번 소리를 지르고 나서 뒤를 돌아가 보니깐 그 여자가 지붕 꼭대기에 올라가서 집에 불을 지르고 있더라 이거야. 나는 이대로 놔두면 죽는다 이거지. 그리고 나서 소금장수가 하룻밤 거기서 자고 하룻밤 그 여자 시체를 묻고 나니 머리가 하얗게 세어서 집에 돌아왔다 이거야. 이렇게 독한 여자가 있다 이거야.

    < 김진석(남.69 ) 강릉시 지병동 1991.6.3 >

  • 옛날에 할머이가 산에 팥을 뽑으러 가서 팥을 뽑고 있는데 호랑이가와서 "할멈 할멈 잡아먹세"하니 할머니가 "내 팥을 뽑아 팥죽을 쑤어 놓으면 잡아 먹으러 오게" 호랑이 돌려 보내고 팥을 뽑아가지고 와서 가마로 죽을 하나 가득 쑤어 놓고 나서 두 다리를 뻗고 자꾸 우니 맷돌리 똥그르 굴러 오면서 "할멈 할멈 왜 우는가?" "호랑이 날 잡아 먹으려 해 우네"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 팥죽 한 그륵 주니 먹고 천장에 가 붙드래. 홍두깨가 뚜르르 굴러 오며 "할멈 할멈 왜우는고?" "호랑이가 날 잡아 먹으려 해 우네"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 팥죽 한 그릇 주니 먹고 저 구석에 가서 가만히 섰드래. 계란이 또르르 굴러오면 "할멈 할멈 왜 우는고?" "호랑이가 날 잡아 먹으려 해 우네." "팥죽 한 그륵 주면 내 살려주지" 한 그릇 주니 먹고 불씨가 있는 화로재에 파묻히고 나니 송곳이 푸르르 굴러 오면 "할멈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 한 그릇 주니 먹고 땅에 가서 뾰족한 게 위로 보이가 하고 박히더래. 지게가 어정어정 걸러 오면 " 할멈 할멈 왜 우는고?" "호랑이가 날 잡아 먹으려 해 우네"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 팥죽 한 그릇 주니 먹고 마당에 가 섰더래. 멍성이 푸르르 굴러오며 "할멈 할멈 왜 우니고?" "호랑이가 날 잡아 먹으려 해 우네"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주지" 팥죽 한 그릇 주니 먹고 마당에 가 섰더래. 호랑이가 어두운데 "할멈 할멈 잡아 먹세"하면서 오니 할멈이 "잡아 먹으러 오게"하니 고만에 천장에 맷돌이 내려와 대갈빠길 때리고 송곳이 발바닥을찌르고 홍두깨가 허리를 막 두드리고 계란이 화로에서 탁 튀어서 호랑이 눈이 푹까지고 호랑이가 죽으니 멍석이 푸르르 싸가지고 지게 어정어정 걸러가 내 버리더래.

    < 김진매(여.82 ) 강릉시 교동 1992.5.31 >

  • 옛날에 한 사람은 살림이 좋고 부자요 외아들이라. 근데 며느리를 세계에 없는 효부 열녀를 봐야겠는데 어떤사람이 그러는지 말 도리가 있어야지. 하는데 이 사람은 작전을 잘 쓰는기라. 며느리를 떡봐가지고는 한 삼일 지낸 후에 살림을 내는 기야. 갑작스럽게. 그러지만 살림을 내는데는 아무 것도 없어. 숟가락 두 개, 밥그릇 두 개, 쪼그마한 솥 하나, 쌀도 을매, 쌀도 아지고 베를 한 섬 주거든. 주는 데는 가을 철에 결혼해 가지고 겨울철인데 고거만 줘 보낸거야. 내보내고 "어느 논 어느 밤 내년에 부쳐라." 오막살이 쪼그만한 집에다가 살림을 떡 냈단 말야. 자, 이 신부가 벼 한 섬을 가지고 나가 떡 생각해보니 둘이서 아무리 안먹는다 하드래도 벼 한 섬을 가지고는 겨우내 먹고 농사질 도리 없잖우. 이 눔을 그저 만날 죽써먹고 그래도 모자르는기라. 그래서 양식이 떨어졌다하믄 "이러오너라, 이혼 시키게. 넌 살림 못하니 가거라." 이렇게 하기를 한 두 서너번 했단 말야. 그개 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졌거든. 아무개는 며느리를 봐서 그런식으로 해서 며느리를 못한다. 소문나가지고. 그래 그 다음에는 누가 딸을 줄라 해야지. 아무리 그 집이 살림이 좋고 양반집이지만은 그런 소문이 나놓으니 "에이 그 집에 딸을 줘봐야 또 쫓겨갈라고" 뭐이 당 체 딸줄라고 안해. 아 이거 어떡할 수 있나. 그 다음에 사방가 물어도 안줘. 할 수 없이 그 다음엔 자기만 지체 못하고 나쁜 사람이지만 딸이 있는데 그 인근에 있거든. 하도 못해 거 가서 그 집에 가서 얻어봐야겠다. 급해 놓으니 거다가 중매를 보냈더니 그 집 처녀 아버지되는 사람이 아 제기 살림좋고 지체좋고 신랑 잘나고 좋은데 자 그런 결점이 있는데 이거 원 딸을 준다고도 못하고 줬으면 좋겠는데 이거 줄 수고 없고 에, 그럼 가만히 있으라고 "당자 말을 들어보고 내가 허락하겠노라." 들어가서 자기 딸을 보고 "너도 잘 알지만 소문났지만 그 아무게 집에서 중매가 들어왔는데 너 어떻게 하겠느나?" "아버지 걱정말고 쫓겨어드래도 내가 쫓겨울테니 승낙하시오. 내가 그 집에 시집가겠소." "그래 니 정 그렇다면 정혼하자." 정혼을 해가지고 잔치를 지내는데 꼭 가을철에 겨울철에 잔치를 지냈단 말이야. 지내고 똑 그 식으로 벼 한 섬에다가 밥그릇 두 개, 숟가락 두 개 내놔 가지고 나가서 농사지어라. 그래 나가 가지고 기 이튿날 자고 남자를 불러가지고 "여보" "왜 그러냐?" "가서 멍석 좀 얻어오시오" "멍석 뭐할라고?" "아 저 벼를 말려 쪄야 밥을 해먹을게 아니오." " 하 이 사람 큰일났구. 그 전에 온 마누라들은 들어 앉아 방맹이 찧어서 한 숙가락씩 쌀을 맨들어 가지고 죽을 써먹다가 모자라 쬐겨 갔는데 이걸 말려 방아로 찌놓으면 단 며칠도 못먹고 쪼겨갈텐데 어떡할라구" "내야 하루살다 쪼져 가두 밥이나 싫것 먹고 쪼껴 가야지 그깟 뭐한다고. 어여가 내 시킨대로 하라구. 가 멍석 가여오우" "그래 그럼 내 멍석 얻어오지" 멍석을 가져오니 푹 쏟아서 널어서 말려가지고 방아찌러 갔어. 둘이서 방아를 찌어서 쌀을 다 해가지고 그저 쌀만 며칠 먹을 거 내놓고 ??어지고 가 장에 팔라고 해. "아, 이것보게, 아, 이거 장에 가 팔믄 어떡하냐" "내 하라는 대로 하시라고" "이걸 가 팔아가지고 당신 점심 요기할 돈만 냄겨 점심 요기만 하고는 몽땅 목화를 사 짊어지고 오시오" 그래거든. "그래 그럼 시키는 대로 하지" 이눔이 쌀을 가지고 가 팔아가지고 목화를 사가지고 들어온다고, 이눔의 마누라가 물레를 놓고 목화를 틀어가지고, 아 무명을 뽑아가지고 무명짠다 말이야. 그럼 그 쌀을 먹을 동안이 이눔이 다 되거든. "이걸 팔아가지고 쌀 한말 사고 당신 점심 먹고 다른데 쓰지말고 나머지는 몽땅 목화를 사가지고 오라구. 겨우 내내 이럭하기를 그저 봄나가두룩 그렇게 해. 그러니 농사철에는 농사를 하면서도 계속하니 그 남자는 농사일하고 자기는 무명옷하고 그래 가을이 떡 되서 추수하게 되는데 주인 여감이 쓱 나오더니 농사해 놓은 걸 돌아 보거든. 돌아보니 여전히 농사하고 그거 가지고 먹고 이거 돈도 안줬고 돈 벌이 한데도 없는데 희안하거든. "이 어찌된 사릴이냐?" 하니 아들이 그 얘길 죽 하드라구. "그렇지. 인제 내 며느리로 들어왔다. 인제 우막을 철거해 들어가자" 떡 데리고 들어가니 광문 쇠를 따고 열고 들어가 눈문서 밭문서 집문서 뭐 한 거 마카 며느리 앞에 ??아놓아며 "인제는 우리 집안은 너 한테 다 달려있다. 하니 니가 다 맡아 가지고 살림을 다 해라." 딱 ?쒼? 주드래. 해서 그 집 며느리가 잘 살드래.

    < 김인재(남.78 ) 강릉시 월호평동 1991.6.5 >

  • 옛날에 유천골 산골짜기에 화전하는 내외가 살았거든. 근데 자식이 없어 걱정을 했단 말이야. 그러다가 아들을 둘 뒀어. 그러다가 어매가 병이 걸려 두러 누워 버렸어. 그런데 의원이 병을 못 고친다하이 작은아들이 의원을 잡고 애원을 하니 의원이 서역국에가 부처님한테 약초를 구해와야 된다 하거든. 그러니 작은아들이 주먹밥을 말아서 서역국을 찾아 가기로 했어. 천신만고 끝에 부처님한테 사정을 해서 약을 구했단 말이야. 기분이 좋아서 유천골로 돌아오다 큰형을 만났어. 그 큰놈이 원래 성질이 아주 아니란 말이야. 늘상 작은놈을 시기하고 했단 말이야. 근데 이 빌어먹을 놈이 저 부모한테 유세할려고 동생의 약을 빼앗고 동생을 연못에 밀어 죽여 버렸어. 그러니 그 놈이 죽일 놈이지. 근데 엄마가 약을 먹고 나아서 생각을 하니 큰놈이 그럴 놈이 아닌데 이상하게 여겼지. 부처님이 하늘에서 보니 괘씸하지. 그래서 큰아들한테 벌을 줘야지. 안 그렇나? 그래서 큰놈의 눈을 멀게 했어. 그리곤 큰놈은 자기 죄를 뉘우치고 어머니를 모시고 절에 들어가 중이 되어 동생의 명복을 빌려 오래 살았다지.

    < 최상근(남.74 ) 강릉시 유천동 1992.5.30 >

  • 옛날에 안선달이란 양반이 명주에 살았지. 근디 글도 잘하고 무술 잘하고 힘도 세고 다 잘했단 말이지. 근데 요 지방에 엄청난 물난리가 있었사. 그 물난리로 남대천이 터지고 강릉 근방을 싹쓸어갔어. 근데 워떤 집에 식구가 지붕 꼭대기에서 좀 살려 달라고 난리가 났거든. 근데 거리가 좀 멀어야지. 못 구랬지 뭐. 어쩔 수 없었지 뭐. 근데 안선달이 나타났다는구먼. 근데 안선달이 노끈하고 긴 발줄때기를 가지고 노끈의 한 구퉁이는 화살대기에 매고 또 한 끈은 밧줄에 매달아서 활을 세게 쏘니까 짚의 지붕에 맞췄사. 그래 갖고 식구들을 다 건졌사. 이게 끝이야.

    < 김진기(남.62 ) 강릉시 노암동 1991.11.30 >

  • 옛날에 옛날에 한 사람이 아들이 눈이 어두운 사람을 두고 한 사람보고 "장가좀 들여주게" 그리니 "어디 그렇게 마땅항 사람이 있습니까?" 하니 "어디 알아 보는 대로 좀 알아봐 주게" 하니 한 집에 가 가지고 서는 처녀 있는 집에 가 가지고 처녀 아버지가 처녀를 좀 시지을 줄라 하니 "있기는 있는데 좀 멀어서 걱정입니다"이레니 " 아 먼기야 뭐 어떻는가? 먼건 괜찮네" 그래고서 잔치를 지내고 보니 눈이 어두운 사람을 갖다가 멀다고 해놓으니 진짜로 그냥 그저 거리가 머는가 했다가 잔차(잔치)를 지내고 보니 소경이 눈이 어두워서 그런 사람을 갖다가 잔차를 지내니 "왜서 그런 사람을 했느냐?" 하니 "멀어도 괜찮다고 하니 되도록 해줬지요"그래더라는구만.

    < 김창원(여.72 ) 성산면 금산리 1991.4.20 >

  • 강릉에서 유명한 이율곡 선생님의 아버지는 이원수인데 일찍이 강릉에서 자가를 갔는데 십 년동안 부인과 헤어졌지. 자기는 글공부할테니 부임은 그림공부를 하라고 했는데 대관령이 넘어가려 하니 오죽헌에서 다홍치마를 입고 왔다갔다 하는 부인이 생각나서 다시 내려오니 약속을 어긴 것이 창피해서 오죽헌 대밭에 숨었다가 못참고 부인방에 찾아가 열어달라고 두르리니 부인이 " 대장부 사내가 약속을 지켜야 된다"면서 자기의 머리카락을 잘라주었어. "이걸 가지고 서울에 가서 공부하시오." 했는데 이말은 즉슨 이 다음에 당신이 또오면 내 목을 끊어서 주겠다는 말이 잖는가? 그러니 울며 다시 서울로 올라가 부인의 달비를 보면서 십 년동안 공부를 하는데 그 후 지금 대화땅을 보면서 대관령 아흔아홉고개를 넘어 오는데 해가 져서 갈 길이 없어 자고 가야겠기에 어느 여자의 집을 찾았지. 하룻밤을 청하니 자정쯤되어서 그 여자가 술상을 들고 들어오는데 그 여자 왈 "제가 정선 사람인데 작년에 상부하고 지금까지 아무 생각이 없다가 이 자리에 와서 보니 당신이 그리워지니 하룻밤만 나와 동침을 해달라"고 애걸복걸을 하니 이원수는 이것을 거절하고 그 길로 나왔으니 그 여자가 어떤 나쁜 짓을 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서 새벽녘에 거기에 갔지. "내가 대장부 사내로서 그런 아낙네의 간청하나 못들어주면 무슨 면목인가"하여 다시 찾아가니 이번에는 그 여자 거절을 하더래. 거절을 하면서 그 여자가 말하기를 "당신을 보니 명인을 얻을 쾌인데 그것이 당신의 아내한테 태했습니다" 하지 않는가."그러니 당신은 물러가시오. 나기는 새벽 인시인데 호환해 갈 팔자다. 호랭이 한테 물러갈 팔자다" 이 말이야. 그 다음에 "과거도 안보고 죽은 사람은 천명으로 살려야 된다"하니"그러니까 어떻게 살려야 하냐"고 하니 "다섯 살 먹은 모월모일에 중이 하나 오거든 밤나무 천 그루를 뵈주어라" 했단 말이지. 공교롭게 다섯 살 먹던 모월모일이 막되니까 머슴들이 앞문 뒷만 단속을 막하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키는 팔척 장승으로 중이 하나 오더니 "이 집에 시주 좀 하시오. 저는 오대산 주지로 금강산 유명사에서 오는 길이다. 그리고 이 집에 아기가 하나 있다는데 아기를 좀 보이 주시오" 하니 그때 이원수는 주역을 낭독하고 있었는데 "나도 지금 도를 닦는 중인데 무슨 수작이냐?" 하면 호통을 하니 "당신이 무슨 도를 닦느냐?"며 밤나무를 가서 베어. 이것을 세니 구 백 구십 아홉 낭그야. 한남그는 소를 매서 죽였다 이거야. 그러니까 "천명을 거역했다"며 대사가 소리를 내 지르니까 난데없이 남기 하나 와서 "나도 밤나무"하는 기라. 그래 천 그루를 세웠다. 시간이 다되니까 냅따 뒹글어서 호랭이가 되어 달아나니 이 언수가 밤나무 천 그루를 심어 아들을 구했기에 이율곡이 밤나무 천 그루를 또 심은 이유가 여기에 있지

    < 김훤기(남.70 ) 강릉시 노암동 1991.6 >

  • 그분은 아버지는 일찍 죽고 어머니 혼자 퇴곡에 사는데 금강산에 공부하러 들어가서 하루는 일찌감치 저녁해 먹고 문앞에 이래 보니까 금강산 상대에서 눈큼 눔(호랑이)이 내려오드래. 큼직한 놈이 내려 오드니 권대감 있는 저 모퉁이에서 흘끔 보더니 납죽 엎드리더니 숨어서 내려 가드래. "에이 저 놈의 자슥이 뭔 작패를 치러 가는구나" 고만 문을 닫고 일어나서 신을 신고 따라간다. 이 놈의 자슥이 이래 멀리 갈 때는 뭔일을 칠기다. 사뭇 산질로 바닷질로 내려 오는데 저 놈이 못보리만치 떨어져 따라온다. 주문진 저쪽에 지경이라는 데가 있어. 입암리라는데가 있지. 이 모퉁이에 와서 그만 서쪽으로 머릴 돌리더니 그 골로 들어가드래. " 그래 니가 더 안가고 이리로 들어가는 걸 보니 여기 일을 치러 들어가는구나"뒤를 따라 들어가니까 입암리 들어가서 한 집이 사는데 보니 잘 살더래. 뒤에 대밭이 하늘을 치찌르게 서있는데 마당가 들어가서 대밭으로 쑥 들어가드라구. 그로 살살 들어가니 토담을 쳐놨는데 담밑에 숨더래. 들어가서 보니 마등에 채를 쳐놓고 사람이 왔다갔다 하고 불이 환하드래. 권대감은 그 놈 못보는 꼬리만치 숨어 있다보니 그래 고개를 들어보니 조용한데 아매 열 한시나 열 두시쯤 됐겠지. 여느 사람들은 잘려고 작정하는데 집이 큼직한 집인데 ??에 불이 번쩍번쩍 하더니만 저 맨꼭대기 도장방안에서 사람들이 얼찐거리드라고. 그 집이 그날 잔차(잔치)를 지냈단 말이야. 신랑 신부가 자러 들어갔단 말이야. 이놈의 짐승이 담을 훌쩍 넘어서 방앞에 가서 납쭉 엎드린단 말이야. 신부방이니까 사람들이 안들락거리는 판이야. 신랑 신부만 둘이 잘라고 있는데 뜨럭 밑에 바짝 앉아서 앞발을 뜨럭밑에 바짝 치켜 대고는 엎드래서 그렇게 있더라구. "니가 뭔 일을 치러 왔구나" 그래 담너머에서 끝에 대마루를 움켜 붙들고는 담에 올라섰단 말이야. "니가 온 저녁에 일만 치면 가만두나 보자" 그리고 있다뵈 방안에서 아기구 배야 어째고 하는 소리가 남미 이래니까 이놈의 짐승이 고개를 들어보다가 엎드렸다가 한단 말이야. 불을 켜고 신부가 문을 열고 발을 딛으려고 한단 말이야. 그래니 이 놈의 짐승이 불러내느 거여 " 이 놈의 새끼 니 온 지냑에 한번 죽어놔라" 담에서 황댓가지를 움켜쥐고 담에서 내려오니 내려오는지 모르지. 사람이 나오는 걸 독을 쓰고 있는 판이니 뒤에 사람 쫓아와서 그래는 걸 모르고 디다보고 있는 놈을 꼬리를 들어서 땅바닥에다 둘러 매쳤단 말이야. 바닥에 둘러 매치는데 으앙 소리가 나는데 배가 툭 터졌지 뭐. 힘센 장사가 둘러매쳤는데 지가 뭐 배기나. 그리니 신부가 방안에 퍼득 나가 자빠지더라구. 얼른 을 뛰어 넘어 가드라네 저쪽에 가서 보니 자던 사람들이 처잠 들어서 막 깨어나고 이기 뭔 소리야 하며 들볶아 치거든. 신부방에 가보니 신부가 까물여 나가 떨어져 있구 이래니 부엌에서 불을 붙여 에 나와보니 소같은 놈이 얼룩얼룩한 놈이 희뚝 자빠졌거든. 이게 어째된 거냐 하고 온 집안이 떠들썩하지뭐. 그래 권대감이 저 거리로 나왔다가 마당에 들어스면서 "주인 양반 계십니까? 나는 길가는 사람인데 날이 저물어 길을 못가고 보아하니 여기 불이 있고 하기에 들어왔다고 그래 좀 쉬어 갈 수 있느냐" 하니 쉬어 가시라고 들어오라고 하니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거리에 앉아 쉴란다. 그리고 마당에 뭐 깔고 그리고 있는데 술을 한 상 가져 오드래. "근데 이 집에 뭐하는데 바에 여즈끈 시끄럽냐 하니까" "아, 오늘 우리 아들 장개를 들었는데 신랑 신부가 자는 방에 그날 밤 밖에서 짐승이 와서 큰일날 뻔 했다"고 말이야. 그리고 "에이 난 가야된다. 난 본래 집이 멀리 있는 사람인데 가야 된?" "어디 계시느냐" "나는 집도 절도 없이 그냥 일루 절루 돌아댕기는 사람인데 내 있는 목적지는 금강산이라 밤에 간다" 입암리서 금강산에 들어가자면 몇 백린데 보통으로 생각했단 말이야. 그래고 하루는 집에 가서 자기 어머이 혼자 있는데 인사를 하고 "난 내일 가야 되겠습니다" "아이구 야야 내라 보리르 좀 심고야 되겠는데 소도 없지. 어떻게 해볼 수 가 없는데 어떡하느냐?" 어머니가 그렇게 한탄을 하고 있으니까 "어머니 보습을 가서 빌려다 놓으시오." "소는?" "아이 글쎄 소는 뭐 어떻게 됐든 보습이 있어야 밭을 갈게 아니오" 그래고서 저녁에 어머니가 얻어다 놓고 저 안에 자고서는 내일 아침에 아마 갈어주고 가겠거니 생각하고 저녁을 먹고 잤단 말이야. 밤에 웃방에서 혼자 공부를 하다가 밤에 나가서 어머이한테 묻드래. " 보래는 몇 말이나 심굴려고 그래요?" "보리는 암만 그래도 서 말을 심궈야지" 서 말이면 소를 갖고 갈아도 한 나절 이상 갈아야 될텐데, 낼 아침에 저 밭을 갈아주구 갈래는기다 하고 낼 아침 일찌간히 해줘야 겠다 하고 어머니는 잤단 말이야. 공부하고는 나가서 보습을 양팔에 끼고 그래 가는 거야. 하룻밤에 보리씨 서마지기를 다 갈아놓고는 날 새기 전에 보습을 뜨럭에 갖다 놓고는 손발을 씻고는 어머이가 상그 아침하러 나오기전에 "어머니 난 갑니다" 그래는 거야 "야야 아침머고는 보습을 갖고 오라드니 밭좀 안 갈아주고 가나?" "밭 뭐 가나마나 그저 대는 대로 심구슈" 그리고는 고만 가버리드래. 그거 참 암만 그래도 아들이 밭을 다 갈아주구 가버리니 어떡하는가 하고 가보니 밭을 다 갈아 놨거든. 그 이듬 해 보리가 잘돼서 보리를 다 비어 어머이가 마당에 들여가려 놓고 있는데, 아들이 왔드래. 집에 와서는 이래 들어 앉았는데 밖에 뭔 사람이 와서 주인을 찾드래. 아주 젊은 부인이 소에다 뭘 이만큼하게 양쪽으로 싣고는 열 세 살 먹은 애를 소를 끄려가지고 그 여자는 보따리를 하나를 해이고와서 찾드래. "어째 모자가 이렇게 왔느냐?" 그래니 "이 댁이 권장군댁이냐" 묻드라고. "그래 과연 내가 권장군이다" "아, 그렇냐" 마당에다 소를 세우고는 "미안하지만 짐을 좀 들어 줄 수 있습니까?" 비는 좔좔좔하는데 그래 나가서 소의 짐을 풀어서 뜨럭에다 재놓으니 소는 마구에다 들여매고는 들어가드래. 들어와서 "이 양반이 권장군이 되는 양반이냐?" "그렇다" "그럼 인사드리겠다"하고는 엎드려 인사를 한단 말이야. 그 여자가 떡을 두 광주리를 해가지고 권장군을 불렀단 말이야. 아무 해 어느 연분에 이런 일이 있지 않았었냐 하니까 권장군이 자기가 한 일이라 하니 "아 그렇냐, 내가 그 양반 만내길 평생 원을 하고 그날 붜 시작해서 내가 정신 차려 뭐 했는 기 한 달에 버선 한 켤려씩 지어 그래 가지고 내가 갖다 이렇게 올릴라고 그래 차림을 좀 준비해 가지구 왔다" 인절미 닷말을 해가지고서는 옛날 광주리가 이렇지 뭐, 그런데다가 두 말 가우씩 닷말을 실어 놓으니 소도 허리가 척척 내재지 뭐. 대단치는 않지만 이 음식이나 잡수라고 그러니까 앉아서 주섬주섬 주워 먹는데 한 광주리를 다 주워먹고 그 짝 광주리까지 뺑 돌려놓고 한 반절 주워 먹거든. 저런 장군이니 소같은 짐승을 둘러 메쳐서 배를 터쳐놨지. 그렇게 먹고는 참 잘먹었다고 인사를 하고는 "내가 이걸 다 먹으면 안되니까 남은 건 우리 어머이 드린다"고 한 반 광주리 남겨서 어머이 잡수라고, 그래고는 자고 일나니까 가고 없거든. 소금강에 절이 있었는데 중놈 하나이 동에 댕기면서 못된 짓을 많이 하더래. 유부녀 관계를 많이 하고 돌아댕기고 그 중놈이 그렇게 힘이 장사더래. 보통 사람은 어떻게 해 볼 수가 없고 저 눔으끼 얼른 어디가서 죽었으면 한데 죽지도 않고 돌아댕기면서 통밥을 시켜놓고는 이 집에 얻어먹고는 그런 짓하고 돌아댕기니 큰일났단 말이야. 이 동네 큰일 났다고 중놈이 돌아댕기며 사뭇 전 부인을 못씨고 하고 댕기니 우턱한단 말이냐. "그럼 내 쫓아 줄테니 당신들 내 시키는대로 하시오. 남그(나무)를 지겟다리 되는 거 이만큼 한 걸로 두 개를 비다가 지게를 하나 걸어라" 그래 참 지젯다리 하나를 네 다섯씩 ??어지게 하니 약간한가 뭐."당신네들 전 동네서 대들어서 낭그를 굵은 것은 못하나마 그저 요런 것 댕기며 파뿌래기 마커 파거라. 소나무 뿌래기기를 파서 저 지게위에 ??어라" 동네에서 대들어서 소낭그 뿌리 요런 걸 뿌래기를 파가지고는 지게에다 산더미같이 떡 짊어서란 떡 해놨단 말이야. 그래 놓고는 "당신네들 전부 어디로든 가시오" 이 눔으 중이 어떻게나 힘이 장산지 밤새도록 그 지랄을 하고는 낮에는 저 갯가 나가서 자빠져 잠을 잔단 말이야. 하루는 이래 갯가에서 보니 버드낭기 바람도 안부는데 이래거든. 가보니 바랑을 벗어서 비고 그저 자빠져 자는데 그 놈이 숨을 쉬는데 낭그가 흔들리는 거야. 숨을 내쉬면 낭그가 뻐떡섰다가 숨을 쭉 들이키며는 낭그가 이래거든. 이 놈이 그 놈이구나 이 놈 어디 죽어봐라 하여큰 쇠망치를 이만한 눔을 자루에 해 짊어지고는 가보니까 그 놈이 자는에 그렇게 세게 숨을 쉬드래. 망치로 한번 마빡을 냉게 치니까 콧숨만 찡긋하거든. "아 이놈이 시긴 시구나"재거차 또 냉게 치고는 감추고 가만 넘게 보니까 눈을 번쩍 떠보더니 두루두루 살피지도 않고 콧숨마 찡긋하더니 또 눈을 감드라고. "이 놈 죽어라" 시게 냉게 치니 이 눔이 그제서야 마빡(이마)이 툭 터져서 보니까 어떤 장군이 와 섰더란 말이야. 손가락으로 굴밤주는 시늉을 하고. "이 눔아. 어디 되지 못한 눔이 동네와서 못된 행동을 하고 여와서 자빠져 자느냐. 골을 깨놓는다." 아 보니까 손톱으로 퉁겼거든 아이 큰일났단 말이야. 이러나서 "아이구 장군님, 이거 죽을 때를 만났습니다." "이 눔아 단박에 이 자리에서 없어져야지 여기 한번만 더 발을 들여 놓으면 골을 깨놓겠다. 이 눔아 손톱을 니미 한 두 번 튕긴다고 마빡이 터져" " 그저 장군님 죽을 때를 만났습니다. 저를 좀 살펴 주십시오" 그래도 뭐 이런 장사가 있으랴 하고는 맘놓고 개울가 나가 자빠져 자다가서느 그래도 물어봤다구. 그래니 " 여기 장군이 힘이 장사라고, 낭그를 사뭇 소낭그를 이따구로 쑥쑥 뽑아서 산더미처럼 해 짊어 놓고는 어디로 갔는지 갔다고" 이래니 손톱으로 맞고 자기가 이마 구녕까지 뚫어지지 아랫니까 죽을 지경이거든. "아이구 그저 죽을 때를 만났다, 그저 살려 달라" 사정을 하니까 "이 눔의 새끼, 여기에 다시 한 번 발을 댔다가는 대가리 아주 깨놓을테니까 다시느 여 오지 말아라" 그래고 권대감이 가뻐리고는 다신 고만 중 놈이 댕기면서 그런 작패를 못치고는 말드레요. 이후 권대감이 홍천 내면에서 말을 타고 오다가 칡넝쿨이 하두 많아서 말이 칡넝쿨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래서 "이눔의 데는 칡을 전부 없애라"고 그런 말을 한 마디 하고 갔더니 그 동네 칡이 전부 없어졌다 하데요.

    < 최찬규(남.72 ) 연곡면 삼산리 1990.11.8 >

  • 구산위에 올라가면 성황당이 하나 있사. 그 질(길) 저쪽에 가면 그 성황당이 이름이 뭔가 하면 그 게 마패성황이라 그러네야. 그 원인은 어떤고 하면 거서 삼정평이라고 오십 리를 가며 삼정평이라는 산중이 있는데 그기 이괴산이라고 여 이조 말엽에 가서 역모를 할려고 들어 앉았어. 술이 있는 사람이 그러니까 우터던지 지심방등이라고. 거 올라서 동해바다 방어를 낚어 올래. 글너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 남이 모두 속았지. 그러니 돈두 대주고 해서 거서 병정질 치고 있는데 그때 어사가 하나 내려왔거든. 내려와서 그걸 조사할려고 들어가니 혼자 인제 거길 갔는데 아. 이괴산이 보더니 "너가 우리 조사온 게 아니냐?" 하고 가뒀네야. 옥에 가뒀사. 가둬놓고 "내일 오시에는 너를 죽인다"이러니 그날 밤에 거기 옥중에는 여자도 있고 남자고 있고 이래 많이 있고 이래. 그런데 한 여자가 나물하러 갔던 여자가 붙잡혀 와서 있는데 어사가 " 내가 마패를 가졌는데 누가 구산역에 좀 갔다 올 사람이 없나?" 하니 "여기서 내만 주면 가겠다" 하거든. 그래 그 여자에게 마패를 줘서 편지를 써서 구산역에 갔다 주라고 보냈거든. 보내니 그기 우터케 그 질로 험해서 거 오더 오더 기진맥진해서 성황당이 있는데 와서 그만 죽을 지경이 되니께 배는 고프고 그래 놓으니 거서 소리를 질렀사. 소리를 질러 놓으니 그 동네서 먼데서 들으니 "소리난다"이러고 기척이 없으니 그래 그 다음에 가보니께 마패를 껴안고 어사 편지를 가지고 껴안고 죽었거든. 그래 그 이튿날에 인제 어사가 그렇게 됐다고 해서 열졸이 인나서 찾아 올라가니 오시가 못됐네야. 그래 인제 오시가 되니께네 "죽인다"고 하는데 그래 어사 말이 "그저 죽으면 죽느데 내가 평생 한이네"하니 이괴산도 글을 잘해. 그래 "운자룰 넣어 글을 지어보라"고 하니 글은 한 짝 두 짝 한 귀 두 귀 짓다 보니 하마 해가 오시를 넘고 석양일세야. 워서 역졸이 들어오느라고 방포소리가 나거든"이거 상여꾼이 왔나?" 이러더니 좀 있더니 아 역졸들이 들어 달려서 그만 이괴산을 잡고 어사도 살려냈는데 이괴산 놈이 어떻게 술이 있는지 나중에 손바닥 둘을 맞붙이고 왜 못을 쳐가지고 홍보를 씌워서 구산역에 나오니 짚세기 두 짝 여게 뀌고 사라은 간 곳이 없네. 그런 술을 했는데 거서 그 댁이 마패를 껴안고 죽었다고 해서 마패서낭이라 하지.

    < 권오제(남.65 ) 강릉시 지변동 1991.5.26 >

  • 옛날에 재상인데 아주 큰 재상이 하나 있었지. 그런데 이 재상한테 아들이 서이가 있었거든. 아들이 서이니까 메누리(며누리)가 서이지. 그런데 어느날 메누리 서이서 빨래를 하는데 속옷을 빼는데 거기서 이가 나왔단 말이야. 쌔카리의 부모. 그래서 메누리 서이가 논쟁을 시작핸기야. 뭔 논쟁인가 하면은 이 이가 어데서 생기느냐 하는건데 첫째 메누리는 이는 살에서 생긴다 그래고, 둘째 메누리를 이는 옷에서 생긴다고 그래고, 셋째 메누리는 이는 옷하고 살사이에서 생긴다 그래고 말이야. 그런데 아무리 논쟁을 해도 결판이 안 나니까 내일 시아바이 한테 찾아가 가지고 판결을 내려 달라고 부탁을 하기로 했사. 그런데 셋째 메누리는 막내니까 매을 구박을 받고 해서 이번에는 꼭 이길라고 시아바이을 찾아간기야. 찾아거서는 서이서 이가 어데서 생겼는지 논쟁을 하다가 결판이 안나갖고 내일 시아바이 한테 판결을 부탁할라고 그러이까 이는 옷하고 살사에에서 생긴다고 그래 갈라 한기야. 첫째 메누리도 맏이니까 지면은 체면이 안선단 말이야. 그래서 시아바이을 찾아가서는 이런 문제가 생겼으니까 내일 판결할 때 이는 살에서 생긴다고 그래 달라고, 둘째 메누리도 안질라고 시아바이를 찾아가꼬 이는 옷에서 생긴다고 그래 달라고 했단 말이야. 그러니까 메누리 서이가 다 시아바이한테 가서 이기게 해달라고 그랜거지. 다음날 되가꾸 메누리들이 찾아왔사. 그런데 시아바이가 가마 생각하니까 누구로 이기게 해도 더 싸울 것 같고 해서 안되겠더란 말이지. 그래서 생각한 끝에 절기로 해갖구 일월, 이월, 삼월달에는 이가 살에서 생기고, 사월, 오월, 유월달에는 이가 옷에서 생기고, 칠월, 팔월, 구월에는 이가 옷하고 살사이에서 생긴다고 했단 말이지. 그러니까 절기로 해갖고 메누리 서이의 말이 다 맞다고 그랜기야. 일월, 이월, 삼월에는 첫째 메누리 말이 맞고 사월, 오월, 유월에는 둘째 메누리 말이 맞고 칠월, 팔월, 구월에는 셋째 메누리 말이 맞다고 판결을 해갖고 싸움을 말린거지.

    < 권영하(남.76 ) 강릉시 유천동 1990.5.2 >

  • 그 전에 한 사내가 눈이 어두워서 더듬더듬하고 참 소경이 되어 앉았는데 여자가 만날 군서장을 갖다 놓고는 상에다 놓아도 눈이 어두우니 뭘 알아. 뭐 고깃국을 끓여 놓아 가지고는 후루룩 지 후루룩 여년네 후루룩 그 다음에 또 후루룩 하는 것이 아무리 봐도 귀로 들으니 달라서 만날 와서 이놈이 때마다 먹거든. 가만히 생각하니 "여보게 여보게 자루 지을 베가 있는가?" "아 있지 뭐요" "한 여 나무자 되어야 하는데" "아 그거야 되겠지요" "뭐 내가 이렇게 눈이 어두운 게 앉았으니 뭐 하는게 있나? 해는 인제 길어가고 하는 기 없이 앉아 얻어먹기 미안하고 자네 보기 미안하니 어디 가서 동냥을 좀 해야 되겠네. 자루 하나 만들게. 그래도 열자는 가져야지. 쌀은 한 가마니 들어가야지 어데다가 놨다가 자네가 가져오질 않겠는데?" "아이 그러지 뭐요." 그래 인제 "자네 지어 가지고는 한 가마니 들어가겠는가 여기 이렇게 드러누워서 있어보게, 내가 이렇게 훑어보면 한 가마 들지 안들지 알겠네." 이 꾀없는 년이 자루를 지어 가지고 "인제 한 가마니 들어가겠는데요, 자네 키로 하나 되는가?" "아이 되고 말고요" "그럼, 그 아가리를 날 줘" 그래 아가리를 주니 바짝 쥐고 "이 년 이년 나 후루룩 너 후루룩 그 다음에 후루룩 하는 것은 어는 놈이냐, 이년 보자 보자하니까 내가 눈까리 어두운 게 어디로 동냥을 가는가" 아 그래 자루를 바쫙 죄니 자루안에서 꼼짝을 할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실컷 매를 맞더라네.

    < 최순옥(여.78 ) 강릉시 유천동 1991.5.31 >

  • 신라땐데 절에 중이 개락이었는데 신라때 왕이 눈에 삼이 세가지구 아무리 쎄도 안낫드래. 그래서 왕이 점장이 한테 물었데. 왕이 점을 하니 점쟁이 말이 정동쪽에 절이 하나 있는데 그 절에서 쌀을 자꾸 쎄서 물이 마카 바다루 들어가는 눈이 그렇다 그러드레. 임금이 삼눈이 세서 그 절을 없애라고 해서 그 절을 없애라고 명령으 내렸데. 그래 이제 나라에서 임금이 절을 없애우라 하니 그만 불을 확싸질러노니 임금이 눈이 낫구 나라가 잘되었데.

    < 이상복(남.73 ) 구정면 학산리 1992.6.8 >

  • 두 맹인이 길을 간다. 혼자 가는 거 보다 얼마나 반가운가? 그래 이제 맹인 둘이 얘길 하면서 길을 가는데 산골째기라 들어갔거든. 그래 이제 맹인은 앞을 못보나 때는 다 알거든. 해가 졌는지, 해가 떴는지. 맹인이 되면 자기가 공부를 해야돼. 공부를 하면서 그래서야 이제 해가졌다. 해가 졌는데 집이 없으니 어떡하나. 둘이서 그래 어두우니까 길가에 앉았단 말이야. 어두우니까 "야 우리 접을 한 개 풀어보자" "그럽시다" 돌맹이를 이제 집어 가지구 남으니 확 집어 던졌다. 집어던지니 돌맹이가 돌에 부닥치면 딱 소리가 날게 아닌가? 이 돌맹이가 이제 떨어지니 풀어 떨어졌는지 퍽 소리가 났거든. 그걸 가지고 인제 푸는 기야. "인제 야, 그래 돌이니까 돌 石자가 아닌가?" "그래 수풀이니까 수풀 林이거든. 수풀 가운데거든. 그래서 수풀임, 가운데 中 인중석, 돌 석자가 들어가서 야, 여기 임중석이라 사람이 살고 있을기라. 그래 인제 두 맹인이 소릴 모아서 인제 "임중석이" 하고 소릴 질렀거든. 고아래 산아래 동네가 있어. 임중석이란 사람이 저녁을 먹고 떡 나왔는데 자기를 자꾸 찾거든. "자 이제 귀신이 날 찾나. 그런게 아니라 이 위에는 집도 없는제 자꾸 찾으니 귀신이 찾?" 하고 자꾸 찾으니까 가봐야 되잖은가? 그래 인제 올라가니 앞 못보는 맹인 둘이 앉았거든. 거 가서 얘길 하는 게 아닌가. "우리가 가다가 집도 없고 해서 점을 한 개 풀어보자 해서 풀어보니 당신 이름이 나오더라" "그래 그럼 새로 하자"말이야. "그래 하겠소" "그래 주인 양반이 사랑하는 동물이 몇이나 되냐?" 했거든 사람도 동물이야. "하나 둘 셋이라"그랬겄다. 자기 아내를 사랑할게 아닌게 물론 또 뭐냐 하니까니 "내가 산속에서 말을 타고 다니니까 말을 사랑한다" 이거야. 또 뭐있나. "꿩잡은 매를 사랑한다" 셋이 아닌가? "그 중 하나를 죽여야지 된다. 안 죽이면 당신이 밤에 큰 화를 입는다" 이랬거든. "그렇냐고" 이 사람이 나가서 뭘 하나를 죽일려구 말이야. 누구라도 다 그렇게 생각하지 자기 아내를 죽일려구 하갔는가? 다 같은 동물이지만 자기 아내는 사람이고 말과 매는 금수아닌가. 그러니까 누구나 다 인제 자기 아내를 사랑하고 허니까니 그런 생각도 아마 안할기라. 사람이 그렇지만은 사랑이라는 거는 그런 답답한 소견에서만 생각하면 안되거든. 동물은 다 동물인데 동물 서이 중에서 뭘 하나를 죽여야 되는데 사람만 생각할 필요가 있는가. 그건 사람 죽이는 마음에 달려있지. 아. 이러니까 이 사람이 처음에 인제 아낼 죽이려고 보니까 살림이 어려우니까 바느질을 하구 있단 말이야. 그러니 뭐 아내는 죽일 수가 없다. 매를 인제 활을 가지고 쏠라고 하니 아. 매가 밤에 먹을 거 갖다 주나 하고 아 반가워서 날개를 탁탁치며 아가리 딱딱 벌리면 좋아하는 기야. 아, 이것도 매만 생각하니 못죽일 것 같단 말이야. 불쌍하다 이기야. 이기 무슨 죄가 있겠나. 그러나 인제 마굿간에 가니 말이 밤참주는지 알고 앞발을 들고 횡횡횡 하며 아 사람을 반가워한단 말이야. 사람 막 쓱쓱 ?C으면서 말이야. 자, 인제 뭘 죽여야 할지, 이게 껄끄럽잖은가? 그래 가만 생각하니 사람이 속이 좁은 사람 같으면 그렇게 못 하겠지. 사람이 가만 생각해 보니 말과 매가 뭘 그렇게 내게 해로운 짓을 했겠느냐. 가지고 댕기는데. 그래 갖고 자기 아내를 죽여야겠다 이거야. 그래서 활을 가지고 인제 자기 아내를 정통으로 ?굔? 이기야. 쏘니까니 자기 아내가 그냥 있었으면 정통으로 맞고 즉사를 했겠는데 바느질하다가 가세를 잡으려고 머리를 숙였다. 화살이 결국은 머리를 지나가서 저쪽 농에 가서 탁 그저 꼽혔단 말이야. 그래 가지고 인제 돌아가서 봉사한테 "죽였다" 하니까 "농문을 열어 보라" 이기야. 가 열어보니까니 피가 나오는데 그 안에 숨어 있던 강도가 죽고 말았지.

    < 최병성(남.78 ) 구정면 학산리 1991.5.25 >

  • 저에 대관령에 가믄 서낭당이 하나 있거덤. 그 서낭당이 돈 벌어주는 서낭당이라는 거야. 왜냐하믄 아주 옛날에 시골에 사는 나이 몇안되는 젊은 머슴놈 하나가 있었거덩. 그저 참 농사만 열심히 지었사. 근데 머슴이란 같이 일하던 녀석 하나가 글쎄 일하기 싫어서 도맹쳤따가 외지 나가서 돈을 많이 벌어와서는 그냥 옷도 번지르하게 잘 채려 입고 살도 튀둥하게 돼서 돌아오니깐 이 일잘하던 놈이 그 친구녀석 부러워 죽을라 했다는 기야. 그래서 거기 댕기믄서 무슨 일은 해 돈을 많이 벌었냐고 물으니 장사를 했다는기야. 그래 이 머슴놈이 혹해서는 지도 강릉에 가서 생선 장사를 시작한기야. 근데 농사만 짓든 게 뭐이가 장사를 하겠사. 재와(겨우) 몇 푼 벌어서 빈 지게만 지고 댕기다가 뭔 생각을 했는지 글쎄 지게랑 몇 푼 안되는 돈을 서낭당에 두고 온기야. 그런데 이 머슴놈이 찾아오기 전에 이 마을에 사는 뭔 젊은 녀석이 선아당에 왔다가 그 돈을 보고 글쎄 혹해서 훔쳤다는 기야. 남의 것을 훔쳐오니 몸에 병이 나지 가만 있었겠사. 백약이 무소용이지. 암만 약을 써도 안들으니까 무당한테 가서 굿을 했사. 무당이 서낭당안에 돈을 빨리 갖다 놓으라고 그랬던 기야. 그것도 원래 돈의 두 배로, 뱃대지 아프지만 병이 낫는데 그랬던 기야. 이 훔쳐온 품탔 그 날로 후딱 돈을 두 배로 맨들어서 갖다 놓으라는 기야. 그래 참 이상하지, 이 마을 사람들이 돈이 필요할 깨 그 서낭당에 돈을 가져다가 쓰고 두 배로 갖다 놓았다는 기야. 어느날 그 옛날 그 머슴놈이 완전 거지꼴이 돼야서 대관령 서낭당에 쉬려고 오니 웬 돈이 음척 많은 기야. 이 머슴놈 입이 찢어졌지. 자기가 갖다 놓은 돈이 그렇게 많이 불었으니 덩실덩실 춤고 추고. 그 머슴을 그래서 그 돈으로 잘먹구 잘 살았다는 얘기여.

    < 박금녀(여.68 ) 사천면 사천진리 1991.5.20 >

  • 옛날에 가난하지만 효성 지극한 부부와 눈이 먼 어머님이 살고 있었거든. 너무나 가난해서 하루 한 끼 먹을 정도밖에 안되었지. 효성깊은 아들 내외는 어머님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서 둘은 끼니를 못때워도 꼭 어머님만은 밥을 지어 올렸대. 그러던 어느 날에 아들은 멀리 길을 떠나게 되었어. 아마 과거 시험을 보러 간 긴지 그래. 그때도 가난한 양반은 많았으니까. 길을 떠나면서 아내에게 꼭 부탁하기를 어머님을 잘 모시라는 거였어. 남편이 길을 떠나고 보니 아내 혼자 벌이를 해야 했는데 그때는 뭐이가 있나. 하루 벌어먹는 식이지 뭐.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보니 어느 저녁끼니가 똑 떨어졌네. 이 며느리는 혼자서 애를 ??이다가 하는 수 없이 마당을 파보자 하여 뒷마당을 옆게 가서 자꾸 괭이로 팠더니 지렁이가 나오더래. 자꾸 파니 좀 많이 나오더래. 그걸 가지고 정지에 가서 푹 삶았더니 국수처럽 가늘에 지더라는 거야. 그래서 꺼게다 양념하여 시어미께 올렸드니 아주 맛있게 드시다가 "이게 국수가 아니더냐?"하며 며느리가 나가고 나자 두어 절가락 자리를걷고 자라밑에 묵었어. 아마 길떠난 아들 생각에 그랬을테지. 혼자 먹기가 너무 맛있으니까. 그렇게 그 뒤로 매일 드렸재지. 그 뒤 아들이 돌아오고 그 동안 식사는 잘 하셨냐고 묻자 "오냐 그렇게 잘 먹었다." 하며 자리를 걷고 아들에게 내밀었지. "이걸 그렇게 잘 먹었다.내 너 생각에 이렇게 두었다." 아들은 그걸 보고 "아이쿠 어머니 그게 지렁이가 아니오?" 그러자 어머니가 "뭐라고 어디 좀 보자" 하니까 눈이 번쩍 띄였대. 아마 놀란 탓에 눈이 떠지게 된 것도 있지만 그 지렁이 먹은 게 보신이 된게지. 그리고 하늘에서 이 부부의 효성이 감복하여 이런 은혜를 베풀어 주신거야. 이거야 말로 지성이면 감천이지.

    < 김옥희(여.61 ) 강릉시 홍제동 1991.5.19 >

  • 나이 사십이 넘도록 영 자식이 없어 애를 쓰다가 어떻게 어떻게 해서 산지불공을 드리고 아들을 하나 낳거든. 나니 참 나이는 많지 그 자식을 공부는 시켜야 하지. 살림은 없지. 그래도 공부는 시켜야 하지. 서당에 책을 지고 드나드는 기 세상에 그야 말마따나 뒤축없는 신에다가 자락없는 저고리에 매련있시 다니는가. 남은 다 젊은 부모들 밑에 살림있고 뭐한데 이 총각은 별루 못먹고 못입고 댕기니 추접하고 야릇하지 뭐. 그래서 서당에 댕기다 보니 한오 년은 공부를 했는데 큰 재상가 집 담밑을 지나다녔대. 후원 별당에서 고이 자란 처녀가 있거든. 그 집 된에는 연당도 있고 연목도 파놓고 참 좋거든. 천진난만한 기 뭐 아나. 살림도 없지, 부모들두 연만하지 돈 한 푼도 쓰지 못하지. 맨날 그 집 담밑으로 댕기는데 후원 별당 처녀가 매일 담밑으로 책을 끼고 서당에 오가는 총각이 보이거든. 이 처녀가 보니까 입성은 남루하고 못 입고 못 먹어서 주렵은 할말 엇으나 처녀 마음에 그 총각이 학식이 있어 보인단 말이야. 언제나 한번 만나보나. 되던 안된던 한번 쏴나 본다고 처녀가 한번은 총각이 지나가는데 담너무 보며 연못가에 있던 세수대를 들어서 돌에 세 번 썩썩 갈더니 손을 앞뒤로 세 번 펴 보였는데 석순에 쇳소리는 "날보라"는 뜻이고 손은 십오야 밝은 달밤에 자기 집으로 찾아오라는 뜻이지. 그랬는데 담너머서 편지가 훌쩍 넘어 오더라잖아. 총각이 얼른 집어서 책갈피에 넣어가 서당에 갔는데 서당방에서 편지를 흘렸다네. 이런 난처한 일이 어디있나. 편지 내용은 큰 대문에 당사실을 매어 놓을테니 실을 따라 들어오면 내 방으로 바로 들어온다는 건데 이 편지를 누가 죽었나 하면 서당 선상이 주워서 요 총각이 들어가기 전에 먼저 들어갔어. 먼저 들어가니 언감생심이지. 처녀가 말을 듣는가 말이야. 들을 턱이 없지. 말을 안들으니 이 선상이 칼로 죽이고 나왔어. 그리고 난 뒤에 이 총각이 들어가 문을 펄떡 여니 의혈이 낭자한 피 비린내가 확나니 깜짝 놀랐어. 총각은 내가 장부라 한번 들어가 본다고 들었다가 놀라 나오는데 뒤척없는 신을 방문턱에 빠뜨리고 한 짝만 신고 나왔다. 누명을 그렇게도 폭 쓸수가 없지. 재상가 집에서 호위호식하고 옥속에 묻혀서 세숫물로 떠다주고 씻어주고 분도 발라주는 종을 두 세씩 부리는 처녀가 죽었다고 여간 발광하는가. 신을 조사해보니 그 총각신이잖는가. 그만 걸려 들어가더니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 때가 삼 사월 호시절로 잎도 피고 꽃도 피고 행화 도화 만발할땐데 죽을 날이 사흘 남았던 알에 감옥 사창 구멍에 큰 왕벌하나가 버들잎을 뜯고 물어와서 말개를 떨면 자꾸 울더잖가. 떼 내던져도 또 와서 그리고 떼 내 던져도 또 그리고, 이상하다. 그러는데 그 벌이 죽은 처녀의 혼령이라네. 이 벌이 이상해. 재판관에게 사실을 알렸는데 이 소식을 들은 한 처녀가 와서 그 벌을 해석해서 "내가 재판할테니 판사니 잠깐 자리를 좀 빌려주세요"하더래. 벌을 해석하기를 버들은 성이고 버들잎 세 개를 떨구니 세 개는 이름이라. 버들 유자에 유공삼이만 잡아 들이면 죄인일거라고 하니 바로 서당 선상이 유공삼이라. 서당에 가 선상을 잡아 들이니 총각이 살아났다. 그 죽은 혼령이 워낙 억울하고 뭐하니 옛날에 귓니이 있는지 그렇게 살리더래.

    < 김복기(남.79 ) 구정면 학산리 1991.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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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일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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