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작성일 2023.11.23, 조회수 353
시민참여 > 자유게시판 상세보기 - 제목, 작성자, 내용 정보 제공
제목 강릉은 세계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가?
작성자 제1호 소형범선 관광업 종사자
내용 강릉은 세계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인가?

해양레저관광과 해양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마리나 산업을 육성 한다는 것은, 단순한 투자와 즉각적인 손익계산서가 아니다. 이것은 의료보험의 문제와 비슷하다. 기초 의료 보험이 저렴해서 사람들이 병원을 자주 이용하고, 병의 시작과 원인을 잘 진단할 수 있다면, 더 큰 병이 닥쳐 복합적이고 값비싼 치료가 진행되기 전에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 손실을 동시에 막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야만 한다.

소규모 마리나를 운영해서 레저 선박의 계류비로 돈을 번다는 계산은 아예 처음부터 틀렸다. 이런 것은 국가나 정부가 지역민들을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적어도 300여척 이상의 국제 규모 마리나라면 계류비를 평균적으로 월 30만원으로 잡아도, 월 9천만원, 년 10억 8천이다. 이것은 마리나의 유지보수 및 운영에도 빠듯한 상황이다. 이 정도 수익사업을 하려고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수백 억에서 천억 가까운 비용을 들여 방파제를 쌓고 국제 규모 마리나를 건설하겠는가?

한 도시에 국제 규모 마리나가 건설 된다는 것은, 그 도시에 전세계로 통하는 항구, 곧 문이 생긴다는 의미다. 문이라는 의미에서는 국제공항과도 비슷하지만 빠르게 오가는 교통수단으로서의 공항과는 전혀 다르다. 어느 도시라도 공항은 그 빠른 속성과 소음 등의 문제로 공항 자체가 관광지나 주변부의 직접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제 마리나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내는 관광지가 된다.

바다와 요트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을 그려보자. 바다에서 햇빛이 반짝이며 요트들이 자유롭게 항해하는 풍경은 마치 환상적인 꿈 같다. 맑은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만들어내며, 요트들이 부드럽게 이동하는 장면은 평화로움과 자유를 상징한다. 이 장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나도 모르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자체로 이미 마리나의 존재이유와 마리나를 품은 도시의 가치에 대해 짐작이 가능하다.

바다를 향해 열린 아름다운 항구에 감동적인 역사적인 스토리가 담겨 있다면? 그런 점에서 유럽의 마리나들은 이미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오래 동안 듣고 동경을 품었던 로렐라이 언덕이나, 인어공주의 이야기. 또한 막상 가보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우리를 그곳으로 이끌었지 않나. 크라켄과 사이렌. 마르코 폴로. 미지의 바다에서 우리를 향해 소리치던 무수한 괴물들. 우리를 열광하고 동경하게 만드는 것은 전설과 역사다. 우리도 그런 이야기들과 역사적 배경을 찾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 신라장군 이사부, 장보고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심청 등 바다와 연관된 전설과 컨텐츠가 도시와 마리나를 살아있게 하고, 과거 역사를 우리 곁에 숨쉬게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순신의 나라라는 자랑보다 현실의 낙후된 해양 문화를 볼 때, 이순신 보유국이라는 점을 해양관련인으로서 오히려 면목 없어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그러므로 마리나를 건설하려는 도시들은 배가 드나든다는 마리나의 기능적인 면만을 고려해서는 안된다. 마리나가 위치하는 도시의 자연 조건, 역사, 관광 특성, 인구이동 등의 큰 면을 먼저 확인하고, 이와 더불어 마리나를 찾은 선원들과 관광객들의 볼거리, 먹을거리, 숙박 등을 전체적으로 세밀하게 고려해서 계획해야 한다.

자, 이런 것들이 모두 다 준비 된 마리나가 강릉에 건설 되었다고 하자. 이제 뭐가 보이는가? 아름다운 풍경의 마리나와 한가롭게 지나는 요트들, 따스한 햇살 아래를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반려 동물들과 산책하는 멋진 수변 도시가 보인다. 이런 도시는 곧바로 치유 공간이다. 도시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고, 전세계에서 온 선원들과 관광객들로 인해 강릉은 유럽 어느 도시 와도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진정한 국제 도시가 된다. 영어가 거리에 흘러 넘치고, 아이들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싶은 욕구에 의해 자발적으